일본 자동차 브랜드 점유율이 95%에 이르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현대차(005380)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판매법인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지에서 아이오닉 5가 공개된 이후 지금까지 1587대가 계약됐다. 현대차는 3월 31일 열린 인도네시아 ‘2022 IIMS 모터쇼’에서 아이오닉 5를 처음 공개한 뒤 사전 계약을 시작했고, 지난달 22일 판매가격을 공개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아이오닉 5는 7억1800만~8억2900만루피아(약 6300만~7300만원)에 판매된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가 출시되면서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독보적인 지위가 공고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니자동차공업협회(GAIKINDO)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는 총 693대가 판매됐는데, 이중 87%인 605대가 현대차의 ‘아이오닉’과 ‘코나’ 전기차였다.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은 일본 브랜드 점유율이 95%에 달해 일본 차의 ‘텃밭’으로 불렸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만 보면 한국 점유율이 절대적으로 높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진출 초기부터 일본 브랜드 중심의 시장 판도를 바꾸기 위해 전략적으로 전기차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라고 설명했다.
전기차가 현지에서 선전하면서 기존 내연기관 모델의 수요도 늘었다. 지난 2월 공식 판매를 시작한 현대차 ‘크레타’는 지난 달 1440대가 판매되며, 그동안 동일 차급 선두 주자였던 혼다 ‘HR-V’를 제치고 2개월 연속 동급 1위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를 동남아시아 시장 확대를 위한 거점으로 삼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가 약 2조원을 투자해 지은 인도네시아 델타마스 공장에서는 크레타와 함께 아이오닉 5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연 15만대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배터리 셀 합작공장을 현지에 짓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