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는 유럽에 판매하는 '투싼' N라인의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뿐 아니라 마일드 하이브리드도 판매하고 있다.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기존 12V 배터리를 48V 배터리로 교체한 것이다. 배터리가 주행에 직접 관여할 정도는 아니지만, 엔진이 주행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 연비를 높이고 탄소 배출량을 감축한다.
마세라티와 재규어랜드로버 등 당장 전기차를 생산하기 어려운 브랜드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볼보 등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브랜드 역시 내연기관 모델의 연료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일반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고용량 배터리가 저속 주행 시 엔진을 대신하지만,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된 차의 경우 주행은 온전히 엔진이 담당한다. 하이브리드차는 낮은 속도에서는 엔진을 켜지 않고도 주행이 가능하지만, 마일드 하이브리드차는 움직이려면 엔진이 작동한다는 의미다.
대신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배터리는 기존 내연기관차에서 엔진이 동력을 공급하던 냉각수 순환장치, 에어컨 컴프레서 등에 전력을 공급해 엔진의 효율을 높인다. 브레이크 패드에서 마찰력으로 사라질 제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회수하기도 한다.
하이브리드나 순수 전기차와 비교하면 마일드 하이브리드차에서 배터리가 담당하는 역할은 작지만, 연비 개선 효과는 꽤 크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높일 수 있는 엔진 효율은 10~15% 정도다.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기존 엔진 작동 방식을 크게 변화하지 않고 연비를 높일 수 있어 당장 전동화 전환이 어려운 모델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일반 하이브리드의 경우 연비 개선 효과가 좋지만 시스템 비용이 많이 들고 설계를 대폭 변경해야 한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설계 변경 없이 간단하게 하이브리드차로 개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하이브리드차로 분류하기 어렵다고도 지적한다. 그럼에도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기존 내연기관차의 연비를 개선하는 효과가 커 글로벌 브랜드가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벤츠는 최근 새로 출시한 C클래스에 2세대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했다. 48V 온보드 전기 시스템을 갖춘 4기통 가솔린 엔진과 통합 스타터 제너레이터(ISG)가 조화를 이뤄 가속 시 최대 20마력의 힘을 추가로 제공하고, 글라이딩, 부스팅, 회생제동 등을 통해 효율성을 높였다. 마세라티 '기블리'와 '르반떼'에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했고, 재규어랜드로버의 SUV 모델에도 널리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