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현대차(005380)의 점유율이 감소하고 있다. 인도 점유율 1위 기업은 마루티-스즈키, 2위는 현대차, 3위는 타타(Tata)인데 현대차는 올 들어 타타에 따라잡히는 모양새다.

인도는 현대차 해외판매처 중 세 번째로 판매량이 많다. 현대차는 작년 한 해 동안 해외에서 총 316만4143대 차량을 판매했다. ▲북미 81만2000대 ▲유럽 54만1000대 ▲인도 50만5000대 ▲중국 35만2000대 등 순이었다. 인도 판매량은 유럽과 큰 차이가 없다.

1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도 완성차 시장 점유율은 마루티-스즈키 43.8%, 현대차 15.8%, 타타 12.2% 순으로 집계됐다. 작년 인도 시장 점유율은 마루티-스즈키 47.8%, 현대차 17.4%, 타타 8.3% 순이었다.

/현대차 인도법인 홈페이지

현대차와 타타의 점유율 차이는 작년 9.1%포인트(P)에서 올해 1분기 3.6%P로 급격하게 좁혀졌다. 2020년엔 현대차와 타타의 점유율 차이가 12.5%P에 달했다.

인도에선 1·2위인 마루티-스즈키와 현대차의 점유율이 감소하는 반면, 3위 타타 점유율이 빠르게 늘고 있다. 현대차는 대부분 차종 판매량이 작년에 못 미치고 있다. 인도 자동차 전문매체 러시레인에 따르면, 현대차의 소형 SUV ‘베뉴’는 올 1분기에 3만809대가 판매돼 작년 동기(3만3725대) 대비 판매량이 9% 감소했다. SUV ‘크레타’도 올 1분기 판매량이 3만7대에 불과해 전년 동기(3만7352대) 대비 20% 줄었다. 같은 기간 소형 해치백 ‘그랜드 i10 니오스’와 ‘i20′도 판매량이 각각 22%, 36% 감소했다. 소형 세단 ‘아우라’도 올 1분기 1만776대 판매에 그쳐 작년 동기(1만2506대) 대비 판매량이 14% 줄었다.

반면 타타는 소형 SUV ‘넥슨’을 앞세워 판매량을 급격히 끌어올리고 있다. 타타 넥슨은 지난달 1만4315대가 판매돼 소형 SUV 시장 최다 판매차로 등극했다. 작년 3월(8683대)보다 판매량이 65%나 늘었다. 경쟁모델인 마루티-스즈키 ‘비타라 브레자’(1만2439대), 현대차 베뉴(9220대), 기아(000270) ‘쏘넷’(6871대) 등을 눌렀다. 타타가 작년 10월 출시한 소형 SUV ‘펀치’ 역시 지난달 1만526대가 팔리며 인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인도의 신용평가기관 ICRA의 로한 칸와르 굽타 부사장은 “타타는 반도체 부품 부족 문제를 경쟁사보다 잘 관리했고, 신제품이 수요자들에게 호평받으며 승리자가 됐다”고 분석했다. 빈케시 굴라티 인도 자동차딜러협회 회장은 “타타가 해치백 부문에서 현대차 점유율을 뺏었다”면서 “또 현대차와 같은 브랜드 신뢰도를 향유하는 기아가 (2019년 8월) 인도 시장에 진출해, 현대차 점유율을 낮추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인도 시장에서 적극적인 할인 정책을 펼치며 점유율 회복에 힘쓰고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달 ‘그랜드 i10 니오스’, ‘아우라’, SUV 산트로에 할인을 적용한다. 그랜드 i10 니오스와 아우라는 현금과 포인트를 더해 최대 4만8000루피(약 80만원), 산트로는 최대 2만8000루피(약 45만원)의 혜택을 지급한다. 국내에서 보기 힘든 신차 할인 프로모션에 나선 셈이다.

인도에서도 반도체 등 부품 수급 문제로 신차 출고가 지연되고 있다. 인도 언론에 따르면 그랜드 i10 니오스는 6~8주, 아우라는 8~20주, 산트로는 4~6주를 기다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