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계약하고 아직 신차를 인도받지 못한 소비자들이 많은 상황에서 승용차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 조치가 오는 6월 종료된다. 개소세는 계약일이 아닌 출고일에 부과돼 6월 전에 차량을 받아야만 인하 혜택을 볼 수 있다. 반도체 수급 부족 등으로 출고가 늦어지고 있어 정부가 의도한 '개소세 인하로 소비 진작' 효과가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2020년 3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소비 위축을 타개하기 위해 개소세 인하 카드를 꺼내 들었다. 개소세를 기존 5%에서 1.5%로 인하했다. 그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2년 동안은 3.5%가 적용됐다. 3500만원짜리 승용차 기준, 개소세 3.5%를 적용하면 5%를 적용할 때보다 약 75만원을 덜 낸다.

지난 8일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부두 인근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개소세 인하는 세금을 낮춰 내수를 진작한다는 구상이지만, 효과는 뚜렷하지 않다.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신차 출고가 지연되다 보니 개소세 인하가 차량 판매와 소비를 늘려줄 요인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 개소세 인하에도 신차 출고 대수는 뒷걸음질 쳤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자동차 신규등록 대수는 39만3000대로 전분기 대비 3.3% 감소했다. 또 2021년 연간 자동차 신규등록 대수도 총 174만3000대로 2020년 대비 9.0% 감소했다.

오히려 개소세 인하는 공급난과 엇박자를 내며 차량 계약자들 사이에서 형평성 문제를 일으키곤 한다. 같은날 계약했더라도 어떤 차량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혜택 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자동차 구매정보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이달 기준 신차 인도 기간은 현대차(005380) 아반떼 가솔린은 8개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싼타페 가솔린은 6개월, 전기차 아이오닉5는 12개월이다. 기아(000270)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1년 6개월을 기다려야 출고가 가능하다. 반면 현대차 쏘나타와 팰리세이드, 기아 모하비는 인도 기간이 5~7주로 짧다. 차량 구매 여부가 아닌 차종 선택 여부에 따라 개소세 인하 효과가 달리 적용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개소세 인하 조치가 소비자 신뢰를 떨어뜨리고 소비 진작 효과를 제대로 내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문재인 정부는 앞선 2018년 7월~2019년 12월에도 개소세를 1.5%로 낮춘 바 있다. 아울러 계약을 맺고도 늦어지는 출고 때문에 개소세 인하 혜택을 못 받는 사례가 속출해 정책 효과가 반감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개소세 인하 기간이 장기화되며 소비 촉진 효과가 떨어진 것"이라면서 "몇 년간 이어진 개소세 인하 조치로 차량을 구매할 소비자들은 대부분 구매를 마쳤다"며 "부품 공급 부족도 겹쳐 개소세 인하가 차량 소비 촉진 효과를 크게 높이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