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상하이 봉쇄령'이 2주째로 접어들며 현대차(005380)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12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상하이의 신규 확진자 수는 봉쇄 첫날인 지난달 28일 4477명이었지만, 봉쇄 조치 이후 오히려 증가했다. 지난 7일 처음으로 2만명을 넘었고, 지난 10일엔 2만6355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하이시는 일부 거주 지역에 한해 봉쇄를 풀었지만, 여전히 상하이의 절반 이상이 봉쇄되고 있다.

지난 4일 중국 상하이 서쪽 징안(靜安)구의 봉쇄 지역에서 보호복을 입은 방역 요원이 텅 빈 거리 한가운데에 서 있다. 상하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달 28일부터 봉쇄 중이다. /연합뉴스

현대차와 기아(000270)는 상하이에 생산 공장이 없어 테슬라와 같은 직격탄은 피했다.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는 베이징2·3 공장과 충칭, 창저우 등에 4개의 생산기지를 갖고 있다. 기아는 옌청에 중국 합작 법인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이 상하이 봉쇄령이 내려진 지난달 28일부터 운영을 전면 중단한 점과 비교하면 타격을 피했다.

다만 현대차 울산공장은 상하이에 위치한 비오니어(Veoneer)사로부터 에어백 컨트롤 유니트(ACU), 멜렉스(Melecs)사로부터 전자식 오일펌프(EOP)를 각각 납품받고 있다. 상하이 봉쇄령이 장기화하면 현대차 공급망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까지 상하이 봉쇄 여파로 직접적인 생산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아니다"면서 "공급 차질을 막기 위해 상하이 이외 지역으로의 부품 공급 다변화 등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대차는 앞선 2020년 중국 의존도가 높은 '와이어링 하네스' 부족 문제로 공급 차질을 빚은 적이 있다. 와이어링 하니스는 차량 내부에 장착된 전기장치들을 연결하는 전선 뭉치를 뜻한다. 현대차는 와이어링 하니스를 중국 산둥성 협력업체로부터 공급받는데, 이 공장은 지난달 초에도 코로나로 봉쇄되며 생산에 영향을 미쳤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는 연초 공격적인 판매 가이던스를 발표했으나, 1분기부터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하다"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외에 중국의 재봉쇄로 인한 부품 공급 차질, 그리고 반도체 부족 사태 장기화 등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대차의 1분기 판매량은 90만2000대로 당사 추정치인 99만5000대 대비 9.3% 미달했고, 기아의 1분기 판매량도 68만5000대를 기록, 당사 추정치인 70만3000대를 2.6% 하회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