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폭스바겐은 A세그먼트(초소형차)를 대표하는 '업(up!)'의 후속 모델을 출시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수익성이 높은 고급차 생산에 집중하기로 했다. 고급 브랜드 아우디 역시 B세그먼트(소형차) 'A1′과 소형 크로스오버 'Q2′의 단종 계획을 발표했고, 일본 도요타와 혼다 역시 B세그먼트 모델 '야리스'와 '피트'를 더이상 생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수익성이 낮은 소형차 대신 수익성이 높은 중대형차 생산을 확대하면서 가격이 낮은 차를 찾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차 체급이 올라가는 것뿐 아니라 부품 수급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차 가격이 오르는 '카플레이션(car+inflation)' 추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바겐의 초소형 모델 '업'./폭스바겐 제공

한국자동차연구원은 11일 "우크라이나 사태로 자동차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는 카플레이션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완성차 업체의 전략 변화와 환경 규제로 저렴한 자동차가 줄어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글로벌 자동차 부품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이는 곧 자동차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동시에 완성차 업체들은 수년 전부터 수익성이 낮은 소형 세단, 해치백 생산을 줄이고 스포츠유틸리티차(SUV)나 픽업트럭, 고급차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연구원은 "완성차 업체들은 코로나 사태로 판매 실적이 악화되는 상황을 수익성이 높은 차종을 생산하는 전략으로 상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도 차 가격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을 전동화 모델 확대로 대응하고 있는데, 전기차 원가 하락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

연구원은 "세계적인 물가 상승 추세로 각국 소비자의 실질 구매력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차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는 신차 구매를 포기하거나 미루게 되고, 이 틈에 중국산 완성차 업체가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연구원은 "자동차 관련 세목 중 불필요한 부분은 정리해 취약계층의 차 관련 세금 감면 범위를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소재·부품 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자동차 생산 비용을 구조적으로 절감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