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과 부품 공급난으로 완성차 업체의 생산 차질이 이어지고 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새로운 전기차 모델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미래차의 핵심으로 꼽히는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업체들이 다양한 모델을 내놓으면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덕분에 소비자의 선택지는 대폭 늘었다. 특히 완성차 업체들이 기술을 고도화하면서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를 늘리고 있고, 전기차 충전 인프라도 이전보다 촘촘하게 구축되면서 소비자들은 주행거리뿐 아니라 주행 감성과 디자인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취향과 용도에 맞는 전기차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순수 전기차 종류는 20여개 정도다. 다양한 브랜드가 출시한 전기차의 특징이 각각 달라 소비자들은 취향에 맞게 전기차를 선택할 수 있다.
◇ 입사 1년차 사회 초년병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첫차로 전기차를 구매할 계획이 있는 운전자라면 체급이 작아 운전하기 편하고, 가성비가 좋은 모델이 적당하다. 대표적인 모델이 쉐보레의 '볼트EV와 르노 '조에'다.
2017년 처음 국내에 출시된 볼트EV는 부분변경으로 업그레이드돼 올해 새로운 모델이 출시됐다. 150kW급 고성능 싱글모터가 탑재돼 최고출력 204마력을 발휘하고 1회 충전 주행거리가 414㎞로 긴 편이다. 무엇보다 가격(4130만원)이 저렴해,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을 받으면 3000만원 초반대에 구매할 수 있다.
르노 조에 역시 가성비 좋은 전기차로 인기가 많다. 주행거리는 309㎞로 볼트EV보다 짧지만, 서울 시내 출퇴근용이라면 일주일에 한 번 충전으로 충분하다. 지자체 보조금이 적은 서울에서 2000만원 후반대에 구매할 수 있다.
◇ 장거리 뛰는 영업맨
직업 특성상 이동이 잦은 운전자라면 주행거리가 긴 기아 'EV6′와 제네시스 'GV60′가 적합하다. EV6 롱레인지 2WD 19인치는 주행거리가 483㎞에 이른다. 또 800V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이용하면 18분 만에 10%에서 최대 80%까지 충전할 수 있고, 5분만 충전해도 100㎞를 주행할 만큼 충전효율이 좋다.
제네시스의 소형 SUV GV60 역시 주행거리가 가장 긴 모델 중 하나다. 스탠다드 2WD 19인치의 경우 최대 470㎞를 달린다. GV60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전용 전기차로, 무선충전 인프라 시범사업에도 활용되는 모델이다. 무선 충전기가 설치된 주차장에 주차만 해 놓으면 자동으로 충전이 된다.
◇ 서킷 즐기는 레저용 전기차
내연기관차 특유의 감성을 고집하던 슈퍼카 브랜드도 전기차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덕분에 서킷에서 기존 스포츠카와 겨뤄도 손색이 없는 전기차 모델이 등장했는데, 포르셰 '타이칸'과 아우디 'e-트론 GT', BMW 'i4′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타이칸은 전기차 보조금을 전혀 받을 수 없는 고가임에도 지난해 국내에서 1200대가 넘게 판매됐다. 국내에 가장 먼저 출시된 '타이칸 4S'의 경우 최대 530마력을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제로백)하는 데 4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최고 속도는 250㎞이다.
아우디는 전기 스포츠카 e-트론 GT와 RS e-트론 GT를 내놓았다. 고성능 RS e-트론 GT는 598마력의 주행성능과 제로백 3.3초를 자랑한다. 최근 출시된 BMW iX의 M50은 544마력을 발휘해 정지 상태에서 3.9초만에 시속 100㎞에 도달한다.
◇ 가족형 전기 패밀리카
차박(차에서 숙박)을 즐기거나 가족 여행을 자주 떠나는 운전자들에게 맞게 실내 공간이 넓고 편의 사양이 좋은 전기차 모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가 대표적이다. 아이오닉 5의 휠베이스(축간 거리)는 대형차 수준인 3000㎜에 이른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이 적용돼 차 전체 바닥이 평평하고 기존 내연기관차의 센터 콘솔 자리에 있는 '유니버설 아일랜드'는 최대 140㎜ 후방 이동이 가능하다.
BMW의 전기 SUV 'iX' 역시 패밀리카로 주목받고 있다. 차 길이(전장)와 폭(전폭)이 BMW 준대형 SUV 'X5′와 비슷해 상당한 공간을 확보했다. BMW는 iX의 디자인을 "실내에서 시작해 바깥을 창조했다"라고 설명할 정도로 내부 공간에 신경썼다. 또 iX 프레임 대부분을 강성이 좋은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으로 제작해 탑승 공간의 안전성을 높였다.
고급 패밀리카로 인기가 많은 제네시스 'GV70′도 올해 순수 전기차로 출시됐다.
◇ 회사 중역이 타는 의전차
고급 세단 시장에서도 전기차 모델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제네시스가 지난해 'G80′ 전기차를 선보인 데 이어 메르세데스-벤츠는 S클래스의 전기차 버전 'EQS'를 내놓았다.
G80 전동화 모델은 전용 플랫폼을 적용하지 않은 내연기관 파생모델이지만, 주행거리가 433㎞를 확보했고, 가격도 1억원이 넘지 않아 상당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된다. 정부 부처의 의전용 차량이나 기업 대표·임원의 업무용 차량으로도 인기가 높다.
S클래스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전기차 특유의 감성을 구현한 고급 세단 EQS는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높은 편의성을 갖췄다. 편의 사양도 대거 탑재됐고, 한 번 충전으로 최대 478㎞를 달릴 수 있다.
◇ 날렵한 도심형 모델
여유 있는 소비자를 겨냥한 도심형 전기차 모델도 속속 등장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소형 전기 SUV 'EQA'와 볼보 'C40 리차지', 미니의 첫 전기차 '미니 일렉트릭'이 대표적이다. 이들 모델은 비교적 짧은 주행거리에도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날렵한 주행감을 강조하면서 상당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푸조의 'e-2008′ 역시 세컨드카로 수요가 꾸준하다.
많은 국내외 브랜드가 올해 국내에 더 많은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연말이 되면 국내에서 구매할 수 있는 전기차 종류는 30개에 이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