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쌍용차 인수합병(M&A)이 무산되면서 쌍용차 경영 정상화에 또다시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쌍용차는 M&A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직접적인 인력 감축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임직원 임금 삭감과 무급휴직 실시는 물론 생산 라인 간 전환배치도 실시했다. 그럼에도 쌍용차의 적자는 지속되고 부실은 계속 불어나고 있다. 뒤늦은 구조조정이 결과적으로 경영 정상화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쌍용차뿐 아니라 한국GM과 르노삼성 등 국내 중견 완성차 업체 역시 경영난이 지속되고 있는데, 자동차 산업이 미래차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과정에서 선제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쌍용차는 지난 2009년, 1700여명이 정리해고된 이른바 '쌍용차 사태' 이후 위기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2010년 쌍용차 노조는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에서 탈퇴해 개별 기업노조로 전환했다. 정치색 짙은 노동운동에 앞장서는 대신 기업을 함께 살리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덕분에 쌍용차는 지난 11년 동안 노사 분규 없이 임금단체협상을 타결했다. 쌍용차 노사는 또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임금인상을 자제하기로 합의했고, 단체협약 주기도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늘렸다.

경기도 평택에 있는 쌍용차 평택 공장 모습./연합뉴스

적자가 누적된 상태에서 대주주 마힌드라가 쌍용차의 지배권을 포기하고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한다고 발표한 2020년부터는 자구 노력의 강도가 더 높아졌다. 회사를 살리려면 M&A 추진이 불가피했고, 상품성을 높이려면 군살을 더 빼야 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쌍용차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20여개 항목의 복리후생을 중단하고, 직원 임금을 20% 삭감했다. 임원 수를 절반으로 줄이고 급여는 40% 깎았다. 서부산과 구로정비사업소 등 비핵심자산을 매각해 2000억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지난해 1~4월에는 협력업체에 부품 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직원 급여 50% 지급을 유예하기도 했다.

당시 합의한 임금 삭감과 복리후생 중단 기간은 2023년 5월까지 2년 연장됐다. 앞으로 5년간 매년 평균 150명 정도의 정년 퇴직자가 발생하지만, 자연 감소 인원에 대한 신규 채용도 하지 않기로 했다. 실질적인 인력 구조조정 효과를 위한 것이다. 쌍용차 측은 "인력 구조조정 방식보다 일감 나누기 등 고용을 유지하면서 비용을 줄일 방안을 고심해 실행했다"라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고정 비용을 줄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구조조정도 단행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전환배치를 시행한 것이다. 예를 들어 수요가 많지 않은 '티볼리', '코란도'를 조립하는 1라인 인력을 '렉스턴 스포츠&칸'을 만드는 3라인으로 배치하는 식이다. 전환배치는 현대차(005380)기아(000270), 한국GM 등 여러 개 생산 라인을 가진 국내 완성차 업체도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하고 있지만, 노조의 반대에 부딪혀 번번이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쌍용차는 이런 내용의 구조조정을 시행하면서 매년 2000억원 안팎의 고정 비용을 감축하고 있지만,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 이런 노력은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구조조정을 시작한 시점이 너무 늦었기 때문이다.

국내 한 자동차 전문가는 "경영 상황이 너무 악화된 상황에서는 아무리 고정비용을 줄이려고 노력해도 누적된 부실을 상쇄하기는 어렵다"며 "다른 완성차 업체는 쌍용차를 타산지석 삼아 선제적이고 상시적인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추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