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의 상거래 채권단이 법원에 인수자 교체를 공식 요구했다. 상거래 채권단은 쌍용차의 협력 업체 344곳이 상거래 채권 확보를 위해 모여 구성한 단체로, 쌍용차 상거래 채권 규모는 쌍용차 회생채권 5470억원 중 3802억원이다.

상거래 채권단은 21일 에디슨모터스·KCGI(강성부 펀드) 컨소시엄의 쌍용차 인수·합병(M&A)을 반대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했다. 채권단은 344개 업체 중 258개 업체(채권액 기준 92.3%)가 서명한 에디슨모터스 인수 반대 동의서도 함께 제출했다.

채권단은 탄원서에서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능력과 사업 계획을 신뢰할 수 없다”며 “쌍용차를 법정관리 체제로 유지하고, 기업 가치를 높여 새로운 인수자를 찾을 수 있도록 추가적인 M&A 추진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쌍용차 협력사로 구성된 상거래 채권단 관계자들은 21일 법원에 쌍용차 회생계획 탄원서와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연합뉴스

채권단은 “지금의 어려움을 감내하면서 새 주인을 찾을 때까지 채권단 스스로 쌍용차 미래를 위한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며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한 번 더 법정관리의 기회를 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또 채권단은 “(에디슨모터스가 제시한) 1.75% 변제율이 공정과 상식에 맞는 것인지, 이 돈을 받으려고 지금까지 고통을 감내한 것인지 정말 참담할 뿐”이라며 “채권단의 60% 이상이 중소·중견기업이고, 가족까지 포함한 생계 인원은 30만명 이상”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채권단은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강제로 인가할 경우 일부 협력사의 공급 거부 등에 따른 쌍용차 생산 중단으로 전체 협력사의 파국을 초래할 수 있다”며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쌍용차는 파산 수순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쌍용차는 회생채권 5470억원 중 1.75%만 현금으로 변제하고, 나머지 98.25%는 출자 전환한 뒤 신주 발행과 감자(減資) 등을 통해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지분 91%를 확보한다는 내용의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했다.

상거래 채권단뿐 아니라 또 다른 회생채권자인 서울보증보험도 법원에 회생계획안 수정을 요청하면서 다음달 1일 열리는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담보권자의 4분의 3, 회생채권자의 3분의 2, 주주의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법원은 회생계획안을 최종 인가한다. 회생계획안이 부결되더라도 법원이 강제 인가할 수는 있지만, 강제 인가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