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가 하이브리드 모델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작년 7월 기블리 GT 하이브리드에 이어 작년 말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르반떼 GT 하이브리드'가 국내 시장에 출시됐다.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이어서 보통의 하이브리드 모델보다는 배터리 용량이 적지만, 고배기량 엔진에 웅장한 배기음을 자랑하는 마세라티로서는 큰 변화다. 르반떼 GT 하이브리드 모델을 타고 서울에서 경기 여주까지 왕복 150여㎞를 몰아봤다.

마세라티 르반떼 GT 하이브리드./마세라티 제공

르반떼 GT 하이브리드의 외관은 기존 르반떼와 거의 비슷하다. C필러(뒷문과 뒷유리 사이에서 차량 지붕을 받쳐 주는 기둥)에 부착된 삼지창 모양의 로고와 브레이크 캘리퍼를 파란색으로 해 친환경차라는 것을 알리고 있다. 차체 측면의 에어 벤트(공기를 배출하거나 유입하는 구멍)도 테두리를 파란색으로 둘렀다. 실내 가죽 스티치와 헤드레스트에 수놓아진 로고도 모두 같은 파란색이다. 차체 크기는 전장(차 길이) 5020㎜, 전폭(차 폭) 1970㎜, 전고(차 높이) 1695㎜다.

내부에는 해상도와 그래픽이 개선된 8.4인치 크기의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이 눈에 띈다. 예전에 마세라티 차량에 탑재됐던 디스플레이는 시인성이 떨어져 '옥의 티'라고 생각될 정도였으나, 새롭게 탑재된 스크린은 시인성이 좋고 터치도 부드러웠다.

마세라티 르반떼 GT 하이브리드./마세라티 제공

실내의 전반적인 디자인은 화려한 외관과는 다르게 깔끔했고 실용성을 돋보였다. 불필요한 장식은 걷어냈지만 질 좋은 가죽을 사용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계기판의 속도계나 엔진회전계는 아날로그 방식이지만 연비 등을 표시하는 그래픽은 이전 모델 대비 선명해졌다. 중앙 스크린 밑에 공조 버튼 등을 간결하게 배치해 조작이 간편했다. 다만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오토홀드(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도 차가 멈춰있는 기능)가 없는 것은 아쉬웠다.

마세라티는 배기음으로 유명한 브랜드다. 배기음을 디자인하는 엔지니어들을 주축으로 피아니스트, 작곡가 등이 참여해 배기음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르반떼 하이브리드도 하이브리드 모델이지만 마세라티의 특유의 배기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배기가스 흡입관의 기류를 조절하고 공명기를 활용해 브랜드 특유의 배기음을 그대로 살렸다. 앞서 출시된 기블리 하이브리드와 비교해도 배기음을 더욱 시원하게 내는 느낌이다.

마세라티 르반떼 GT 하이브리드./마세라티 제공

르반떼 GT 하이브리드는 4기통 2.0L 가솔린 엔진과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결합돼 최고출력 330마력, 최대토크 45.9kg.m의 성능을 낸다. 특히 낮은 엔진회전수(RPM)에서도 훌륭한 초반 가속력을 보여주는데, 저속에서 중속, 중속에서 고속으로 가기 위해 가속 페달을 깊게 눌렀을 때 즉각 반응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또 SUV임에도 차체가 좌우 또는 상하로 흔들리는 느낌 없이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보여준다. 또 48V 배터리를 차량 후면에 배치하는 등 전후 무게 배분에 신경을 썼다.

차체 무게가 2.2(톤)t에 달하지만 넉넉한 성능 덕에 주행 시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서스펜션 높이가 한 단계 낮아지면서 주행 안정성이 더 높아진다.

마세라티 르반떼 GT 하이브리드./마세라티 제공

공인 연비는 리터당 7.9㎞인데 실제 주행에서는 7.5㎞가 나왔다. 가솔린 모델 연비는 6~7㎞ 수준이어서 다소 개선됐다. 판매 가격도 다른 가솔린 모델에 비해 1000여만원 이상 낮췄다. 르반떼 GT 하이브리드의 국내 판매 가격은 1억18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