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가 내놓은 소형 전기차 볼트EV의 2022년형 모델이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상반기 중 출고를 시작한다. 볼트EV는 1회 충진 시 주행거리가 400㎞가 넘고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다. 2017년부터 판매를 시작한 볼트EV의 국내 누적 판매량은 총 1만1917대다.
볼트EV는 작년 8월에 사전계약을 실시해 당초 작년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볼트EV에 탑재되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배터리 제조 결함으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볼트EV 전 모델에 대해 리콜 결정이 내려졌다. 여기에 볼트EV를 생산하는 북미공장이 일시적으로 가동이 중지되면서 계속 인도가 미뤄져왔다.
한국GM은 2022년형 볼트EV와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볼트EUV의 리콜을 마쳤으며, 2분기부터 인도가 시작되는 차량은 신규 배터리 모듈이 적용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2022년형 볼트EV를 서울 양재동에서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까지 왕복 68㎞ 구간에서 시승해봤다.
지금까지 연식변경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2022년형 모델은 내외관 디자인부터 안전사양까지 대거 바뀌었다. 전면 주간주행등은 날렵하게 얇아졌으며 쉐보레 로고가 붙어있는 중앙의 검정색 패널도 사라졌다. 상단에 있던 헤드램프는 주간주행등 하단으로 내려갔으며 기존 볼트EV처럼 헤드램프 끝이 측면 가니시로 이어진다.
헤드램프 중앙에 위치했던 전면 그릴은 범퍼 하단부로 내려갔으며 차체 색과 동일한 색상에 다이아몬드 패턴을 적용해 한층 미래 지향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다만 측면부는 변화가 거의 없다.
후면부는 램프 디자인이 날렵해졌으며 리어램프는 유광의 검은색 베젤로 감쌌다. 전후면에는 검정 보타이 엠블럼이 적용됐다. 볼트EV의 전장(차의 길이)은 4140㎜, 전폭(차의 폭)은 1765㎜, 전고(차의 높이)는 1595㎜다. 휠베이스(앞바퀴 중심부터 뒷바퀴 중심까지의 거리)는 2600㎜로 2020년형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내부도 스티어링휠과 센터 디스플레이의 디자인이 바뀌었다. 센터 디스플레이 밑에 배치한 공조 버튼은 터치형태에서 버튼 형태로 바뀌었으며 전자식 변속기도 기존 레버 형태에서 버튼식으로 변경됐다. 10.2인치의 센터 디스플레이는 새로운 그래픽 및 신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지원됐다.
내부는 검은색으로 통일감을 주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기 위해 시트 소재도 바꿨다. 이전 모델에서 적용되지 않았던 애플 아이폰의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 안드로이드 오토를 기본으로 지원하고 4G LTE 와이파이 핫스팟과 무선 충전 기능도 탑재됐다.
아담한 차체를 고려했을 때 실내 공간감은 넉넉하게 느껴졌다. 2열 뒷좌석에는 키 170㎝인 성인이 앉았을 때 헤드룸과 레그룸이 주먹 한 개 이상 들어갈 정도로 남았다.
고속도로로 나가서 속도를 높이자 전기차답게 가볍게 속도를 올렸다. 가속과 감속의 반응속도는 즉각적이고 우수한 편이다. 엔진소음이나 차량 진동은 적은 편이지만, 시속 100㎞ 이상의 빠른 속도에서는 차량이 바람을 맞으면서 생기는 소음(풍절음)과 노면 소음이 꽤 크게 들렸다.
내외관 디자인이 바뀐 데 비해 구동계에는 큰 변화가 없다. 볼트EV는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6.7㎏.m를 발휘한다. 차체 하부에 수평으로 배치된 배터리 패키지 등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설계돼 주행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게 한국GM의 설명이다. 신형 배터리 모듈이 탑재된 LG에너지솔루션의 66㎾h 대용량 배터리 패키지를 탑재해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414㎞로 측정됐다.
스티어링 휠(운전대)은 얇고 반응성이 빨라 운전하기 편했다. 다만 시속 100㎞이상으로 달려도 운전대가 무거워지지 않아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스티어링 휠 왼쪽 뒷편에는 '리젠 온 디맨드(Regen on Demand)' 시스템을 조절하는 패들 시프트가 부착돼있다. 리젠 온 디맨드 시스템은 회생 에너지 생성을 단계별로 제어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볼트EV의 회생제동(감속 시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술) 시스템이다.
볼트EV는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가감속을 조절할 수 있는 '원 페달 드라이빙' 모드도 탑재했다. 기어봉으로 조절했던 이전 모델과 달리 신형 볼트EV에서는 변속계 버튼 아래 회생제동 모드 버튼이 있다. 회생제동 모드로 바꾸자 곧바로 꿀렁거림이 느껴졌지만, 어느정도 적응하면 점점 나아진다.
굴곡진 도로를 넘어가면서 회생 에너지 효율을 완전하게 체감할 수 있었는데, 내리막길에서 리젠 온 디맨드의 효율이 높아지면서 주행가능거리가 오히려 늘어났다.
볼트EV의 경쟁력은 가격이다. 볼트EV는 시작 가격이 4000만원대 초반이라 보조금을 100% 받으면 대부분의 지역에서 3000만원대 초중반으로 구입할 수 있다. 서울에서는 4130만원짜리 차를 3230만원에 살 수 있다. 쉐보레는 배터리를 포함한 전기차 부품에 대해 8년·16만㎞ 보증을 제공한다. 일반 부품은 5년·10만㎞ 보증, 고장 및 배터리 방전 시 5년간 무제한 무상 견인 서비스(편도 80㎞ 이내)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