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하이브리드차(HEV·연료와 전기를 함께 이용하는 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차에 충전기를 꽂아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보조금을 삭감하고 친환경차에서 배제하기로 하는 등 전기차 이외의 차량에 대한 혜택이 대폭 줄어들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대중화 단계로 넘어가는 과도기인 만큼 전기차와 그 이외의 차량을 구분 지어서 혜택을 차별하는 방안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독일, 일본 등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에 대부분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자국 기업에 유리하도록 보조금 정책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내연기관이 탑재돼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에는 최대 6750유로(약 9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순수 전기차에 9000유로(약 117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과 비교하면 87% 수준에 달한다. 이 때문에 지난해 독일 자동차 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량 1~4위를 모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가 차지했다.
일본 역시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외부 전력 공급 기능을 갖춘 차량에는 추가로 보조금을 준다. 중국 역시 내연기관을 활용해 주행가능거리를 늘린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까지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했다.
국내에선 전기차와 수소차에 보조금과 세제 혜택이 집중돼 있다. 하이브리드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 기반이기 때문에 전기차 또는 수소차에 비해서 덜 친환경적이라고 보고 이에 대한 지원을 대폭 줄인 것이다.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보조금은 2019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보조금은 2021년에 사라졌다. 하이브리드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는 그동안 저공해차로 분류돼 취등록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었지만 2025년부터는 이마저도 받을 수 없게 된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내연기관 차량보다 가격이 비싸 보조금에 대한 민감도가 크다. 현대자동차와 기아(000270)는 국내에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를 판매하지 않고 있다. 수입차 업체들은 작년 한해 동안 국내에서 1만9701대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를 판매했다. 해외에서 현대차는 아반떼·쏘나타·투싼·싼타페, 기아는 K3·K5·니로·스포티지·쏘렌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