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 국내에 전기차 모델을 출시한 폴스타가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하기도 전에 '옵션 논란'에 휩싸였다. 사전 계약을 진행한 소비자들에게 사전 고지 없이 인기가 높은 '파일럿 패키지' 옵션 일부를 변경하자 소비자들이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국내 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글로벌 업체들이 앞다퉈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가운데 전기차의 주요 성능을 정확하게 표시하지 않다가 제재 가능성이 불거지자 이를 수정하거나, 처음 공지했던 것보다 옵션 수를 줄이면서 계약자들에게 이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 사례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폴스타가 올해 처음 국내에 출시한 전기차 '폴스타2'./폴스타코리아 제공

24일 업계에 따르면 '폴스타 2′를 사전 계약한 소비자 상당 수가 "계약을 취소하겠다"며 회사 측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폴스타 2의 '파일럿 패키지'의 옵션 수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다수의 주행 지원 옵션이 포함된 파일럿 패키지는 350만원을 추가로 내고 구매해야 한다. 폴스타 2는 사전 예약 일주일 만에 4000대 넘게 계약됐는데, 계약자의 70% 이상이 파일럿 패키지를 선택했다. 폴스타2는 볼보자동차와 중국 지리홀딩스가 합작해서 만든 전기차 전문 브랜드 폴스타가 최근에 내놓은 전기차다.

문제는 폴스타가 사전 계약자들에게 사전 고지 없이 파일럿 패키지가 제공하는 옵션을 축소한 것이다. 처음 사전계약할 때 파일럿 패키지에 포함된 옵션은 픽셀 LED 헤드라이트·라이트 시퀀스·LED 전방 안개등과 코너링 라이트·360도 카메라·운전자 지원 시스템·운전자 경고 시스템·눈부심 방지 실외 미러·주차보조 시스템 등 8개였다. 특히 픽셀 LED 헤드라이트와 안개등, 코너링 라이트에 대한 소비자 선호가 높았다.

그런데 최근 홈페이지에는 파일럿 패키지 옵션이 360도 카메라·운전자 지원 시스템·운전자 경고 시스템·눈부심 방지 실외 미러·주차보조 시스템 등 5개로 축소됐다. 폴스타코리아는 홈페이지를 통해 패키지 옵션 구성이 바뀐 것을 확인한 소비자들이 문의한 뒤에야 답변을 내놓았다.

폴스타코리아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2022년 3월 말~5월 말까지 생산된 차량에만 파일럿 패키지의 일부 옵션이 대체되거나 미적용될 예정"이라며 "이 경우 패키지 가격이 인하될 것"이라고 공지했다. 3월 말 이전에 생산된 차량에는 패키지 옵션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이다.

다만 폴스타코리아는 국내에 들어오는 물량 중 변경된 패키지가 적용될 지는 아직 파악 중이다. 옵션 수가 줄어든 패키지 가격이 얼마나 인하되는 지도 결정되지 않았다. 이에 폴스타코리아는 "사전예약을 취소하려면 예약금을 전액 환불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테슬라 '모델3'의 주행성능을 표기한 테슬라코리아 홈페이지. 공정위가 제재 방침을 밝히자 주행거리 표시를 살짝 수정했다./조선비즈

불만이 커지고 있지만 이를 제재할 방법은 없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계약을 완료한 뒤 계약 조건이 변경된 경우라면 문제가 되지만, 계약 자유의 원칙에 따라 변경된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되기 때문에 마땅히 처벌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폴스타는 국내뿐 아니라 유럽 주요국과 호주 등 다른 나라에서도 옵션을 축소했다.

앞서 테슬라는 제품의 핵심 정보인 주행거리를 슬쩍 변경해 눈총을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배터리 성능을 과장 광고한 혐의로 테슬라에 대한 제재에 착수하자 홈페이지 표시를 수정한 것이다. 당초 테슬라는 홈페이지에 '모델 3′의 주행가능 거리를 '1회 충전으로 528㎞ 이상 주행 가능'이라고 썼는데, 공정위 소비자정책국이 테슬라에 표시·광고법을 위반한 혐의로 과징금 등 제재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발송하자 '1회 충전으로 최대 528㎞ 주행 가능'이라고 고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