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부품회사 ㈜명신이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패러데이퓨처 차량을 위탁 생산한다. 옛 한국GM 군산 공장의 생산 설비를 이용해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구상인데, 생산이 이뤄지면 지역 정부가 추진하는 ‘군산형 일자리’ 사업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
다만 패러데이퓨처가 수년째 전기차 개발을 진행하고도 제품을 내놓지 않고 있어 기업 가치에 대한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명신의 위탁 생산이 실제로 이뤄질지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나오는 이유다.
10일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패러데이퓨처와 명신은 2024년부터 패러데이퓨처의 두 번째 전기차 모델 ‘FF81′을 본격 양산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패러데이퓨처는 이날 명신과의 계약 체결을 발표하면서 “명신은 수많은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는 부품사이자 자동차 제조 업체로, 군산 공장은 생산 규모와 유연성, 항구 접근성 측면에서 매우 유리한 생산 기지”라고 평가했다.
명신의 모회사 엠에스오토텍(123040)은 완성차 업체의 위탁을 받아 전기차 등 완성차를 만들어 수출하겠다며 지난 2019년 한국GM의 군산 공장을 인수했다. 당시 정부는 한국GM이 빠져나가면서 지역 경제 기반이 무너진 군산에 전기차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군산형 일자리 사업’을 추진했는데, 군산공장을 인수한 엠에스오토텍이 이 사업의 핵심 업체였다.
하지만 군산형 일자리 사업은 기대만큼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명신은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바이톤이 개발하던 전기차 ‘엠바이트’를 연 5만대 규모로 위탁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바이톤이 파산하면서 생산 계획이 무산됐다.
이미 한 차례 생산 계약이 무산된 터라 이번 패러데이퓨처와의 계약이 이행될지에 이목이 집중됐다. 패러데이퓨처는 ‘중국의 일론 머스크’라고 불리는 자웨팅(賈躍亭) 러에코 회장이 설립했다. 중국 TV 업체 러에코 수익이 2014년 패러데이퓨처의 창업 기반이 됐다.
이후 2016년에 최고 시속 320㎞의 전기차 시제품을 공개하면서 테슬라의 대항마로 주목받았지만, 제품 출시가 연기되고 자금난이 이어지면서 ‘거품 논란’이 일었다. 무리한 투자로 파산한 창업주 자웨팅 회장이 지분을 매각하면서 지금은 BMW 엔지니어 출신 카스텐 브라이트펠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 합병해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며 상당한 자금을 조달했지만, 제품 생산이 미뤄지면서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패러데이퓨처는 첫번째 전기차 모델 ‘FF91′을 올해 3분기 출시하겠다고 밝혔는데, 제품 인도가 정상적으로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