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격전지로 꼽히는 노르웨이에서 지난달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202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예고한 노르웨이는 지난달 자동차 판매량의 95%이상이 친환경차로 집계됐다.
3일 노르웨이 공공도로국과 도로교통정보위원회(OFV)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는 노르웨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 브랜드 순위에서 각각 2위, 4위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각각 8.8%, 7.7%를 기록했다. 1위와 3위는 아우디(12.0%), 폭스바겐(8.3%)이 차지했다. 기아의 뒤는 토요타(7.2%)가 이었다.
모델별 신차 등록 순위를 보면 아우디의 엔트리급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Q4 이트론(e-트론)이 643대로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5는 477대를 판매해 2위에 올랐다. 아이오닉 5의 뒤를 이어 BMW iX가 3위, 폭스바겐 ID.4와 스코다 엔야크가 공동 4위를 차지했다. 기아 EV6는 포드 머스탱 마하 E와 함께 6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 2위를 다퉜던 테슬라는 차량 운송 이슈로 지난달에 단 47대만 등록됐는데, 2월과 3월에 대량 입항될 예정이다.
아이오닉 5와 EV6는 지난해부터 노르웨이 수출이 시작돼 각각 7월, 10월부터 OVF의 통계에 포함됐다. 이 때문에 지난해에는 이미 인지도를 구축한 테슬라와 폭스바겐 등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는데, 지난달 상위권에 오르면서 올해 전망은 밝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아이오닉5는 모델별 월별 통계에서 최고 3위를, 기아 EV6는 10위 안팎에 머물렀다.
인구 550만명, 신차 시장 규모가 15만대 정도에 불과한 노르웨이는 친환경차 정책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나라다. 노르웨이는 친환경차의 비중이 매우 높은데, 지난달 신차 판매 7957대 중 내연기관차는 387대(4.8%)에 불과했으며 6684대(84%)는 전기차였다. 전기차 비율로만 보면 세계에서 전기차 보급률이 가장 높은 국가다. 한 해 전기차가 10만대 이상 신규로 등록된 국가는 2020년 미국·중국·독일·프랑스·영국에서 지난해 한국과 노르웨이가 추가됐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노르웨이에서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했으며 노르웨이를 비롯한 유럽 전지역에서 친환경차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기아는 2035년부터 유럽시장에서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고 전기차만 판매하겠다고 밝혔는데, 최근 현대차와 기아는 유럽시장에서 전기차의 판매 비중이 전체의 10%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 등 일부 국가에서는 월별 전기차 판매에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의 전용 전기차인 현대차 아이오닉 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은 지난 달까지 글로벌 판매량 1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12월까지 누적대수는 9만6578대였다. 현대차는 지난주 열린 2021년 4·4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친환경차 판매 목표를 전년 대비 33.8% 증가한 56만4000대로 발표했다. 이 중 전기차 목표치는 22만대로 작년 보다 56.3% 높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