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가 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2에 참가해 최첨단 로보틱스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모든 사물에 이동성을 부여하는 ‘플러그 앤드 드라이브(PnD) 모듈’과 ‘드라이브 앤드 리프트(DnL) 모듈,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서비스 로봇 ‘스팟’과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도 공개했다.

현대차는 이번 박람회에서 ‘이동 경험의 영역을 확장하다’라는 주제로 ‘사물모빌리티(MoT·Mobility of Things)’와 ‘메타모빌리티’ 개념을 소개하며 로보틱스의 확장된 역할과 비전을 제시했다.

현대차가 'CES 2022'에서 공개한 퍼스널모빌리티 콘셉트. PnD 모듈이 적용됐다./현대차 제공

PnD 모듈은 현대차가 공개한 핵심 로봇으로, 인휠(In-wheel) 모터와 스티어링, 서스펜션, 브레이크 시스템, 환경 인지 센서를 하나의 구조로 결합한 일체형 모빌리티 솔루션이다. 어떤 사물에든 결합해 사물에 이동성을 부여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결합하는 기기에 따라 그 크기와 개수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 MoT 시대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모듈이 계속 회전해도 내부 전선이 꼬이지 않는 ‘스티어링 액추에이터’ 기술이 적용돼 360도 회전은 물론, 피겨 스케이팅을 하는 것 같은 자유로운 움직임이 가능하다.

현대차는 퍼스널 모빌리티와 서비스 모빌리티, 로지스틱스(물류) 모빌리티, L7 등 PnD 모듈을 적용한 네 가지 어플리케이션 콘셉트 모델을 전시했다.

퍼스널 모빌리티는 5.5인치 휠의 PnD 모듈 네 개를 탑재한 플랫폼 기반 어플리케이션으로, 너비 133㎝, 길이 125㎝, 높이 188.5㎝ 크기이며 사람이 탑승해 라스트 마일을 이동할 수 있도록 해주는 목적기반모빌리티(PBV)다. 회전식 개폐 방식을 적용해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됐으며, 스티어링휠이나 페달 없이도 좌석 우측에 설치된 스마트 조이스틱으로 자유로운 조작이 가능하다.

현대차가 'CES 2022'에서 공개한 로지스틱스모빌리티 콘셉트./현대차 제공

서비스 모빌리티와 로지스틱스 모빌리티 역시 5.5인치 PnD 모듈 네 개가 탑재된 플랫폼을 기반으로, 너비 130㎝, 길이 110㎝, 높이 180㎝ 크기로 개발됐다. 서랍처럼 수납 공간이 열리고 닫히는 형태다. 서비스 모빌리티는 호텔 등에서 고객의 짐을 운반하는 경우, 로지스틱스 모빌리티는 물류창고에서 물건을 나르는 경우 활용할 수 있다.

극한의 이동 자율성을 제공하기 위해 개발된 L7 콘셉트는 12인치의 확대된 PnD 모듈이 적용된 모빌리티로, 너비 140㎝, 길이 190㎝, 높이 70㎝ 크기다. 퍼스널 모빌리티와 유사하게 시트를 회전시켜 탑승자가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했으며 조이스틱으로 자유로운 조작이 가능하다.

현대차는 다양한 사물에 PnD 모듈을 적용해 궁극적으로 모든 사물이 이동의 자율성을 갖는 MoT를 시대를 연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가 'CES 2022'에서 공개한 L7 콘셉트./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이번 전시에서 DnL 모듈이 적용된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도 함께 전시했다.

모베드에 적용된 DnL 모듈은 구동과 조향, 브레이크 시스템을 하나의 구조로 결합한 편심 메커니즘 기반의 일체형 로보틱스 솔루션이다. 자전거 바퀴처럼 디스크의 중심을 벗어난 위치에 고정바가 달린 형태라 각 휠의 독립적인 움직임을 통해 모빌리티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한다. 또 각 휠에 장착된 모터가 몸체를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도록 설계돼 차체를 원하는 기울기로 조절할 수 있다.

모베드는 DnL의 첨단 기술을 통해 기울어진 도로나 요철에서도 몸체를 수평으로 유지하고, 안내나 배송 등 무인 서비스 모빌리티부터 사람이 탑승할 수 있는 버전까지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번에 공개된 모베드는 너비 60㎝, 길이 67㎝, 높이 33㎝ 크기에 무게 50㎏, 배터리 용량 2㎾h, 최대 속도 30㎞/h로, 1회 충전 시 4시간 정도 주행이 가능하다. 지면의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12인치 타이어가 적용됐다.

현대차의 첨단 로보틱스 기술이 집약된 신개념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현대차 제공

이날 전시에는 모베드 플랫폼에 모니터를 탑재한 안내용 어플리케이션도 함께 전시돼 주목받았다. 현대차는 DnL 모듈을 통해 로봇 운용 범위를 실외까지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다양한 환경에서의 안내나 배송 등 DnL 모듈을 활용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에서 개발한 로봇 스팟과 아틀라스의 실물도 전시했다.

스팟은 네 개의 다리로 걷는 서비스 로봇으로, 비전 센서와 음향 센서, 온도 감지 센서, 스테레오 카메라 등을 탑재해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위험지역에서 임무를 대신 수행하는 로봇이다. 첨단 로보틱스 기술을 바탕으로 유연한 움직임이 가능하며 균형을 유지하는 능력이 탁월해 활용성이 높다.

최고 속력은 5.76㎞/h, 최대 적재 무게는 14㎏이며, 충전식 카트리지 배터리를 사용하고 완충 배터리 1회당 평균 90분 사용할 수 있다. 또 영하 20도~영상 45도에서도 작동이 가능하며 방수·방진 능력을 갖추고 있다. 98㎝ 길이의 ‘스팟 암(arm)’을 상단에 장착하면 물건을 잡고, 들고, 옮길 수 있으며, 밸브나 손잡이, 레버까지 조작할 수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랩이 개발한 ‘AI 프로세싱 서비스 유닛(AI Processing Service Unit)’을 스팟에 접목시켜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공장 위험 요소 모니터링에 시범적으로 운영하기도 했다.

아틀라스는 전세계에서 인간 신체와 가장 유사한 모습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인간형 로봇으로, 총 28개의 유압 동력 관절을 통해 인간과 유사한 움직임을 구현하며, 이동과 스테레오, 감지 센서를 통해 복잡한 지형에서도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틀라스는 1.5m 높이에 무게 80㎏ 크기로, 초속 1.5m 움직일 수 있으며, 11㎏의 짐을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