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인수 본계약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인 에디슨모터스가 재무적 투자자(FI)의 투자유보, 주식 불공정 거래 의혹 등 난관을 겪고 있다. 쌍용차는 전기차 기술을 공유하겠다는 에디슨모터스와는 별개로 중국 전기차배터리 업체 BYD와 손을 잡는 등 독자 노선을 걷고 있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인수계약과 관련해 자금 등 어려움은 없으며 유일한 변수는 운영자금에 대한 사용처 공유라고 강조했다.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본계약 체결 기한은 이달 10일이다. 예정대로라면 지난해 말 본계약을 맺고 인수 대금의 10%인 310억원의 계약금을 납부해야했으나 쌍용차 실사 및 회생계획안 제출 등의 과정에서 일정이 연기됐다. 양사는 지난해 말부터 수차례 협의하고 있지만 인수 조건과 세부 내용을 두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인수전

계약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문제 중 하나는 최종 인수 완료 전 경영 참여에 대한 조항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완전히 인수하기 전에 먼저 지원하는 운영자금 500억원에 대한 사용처와 쌍용차의 하체 구조 등 연구 데이터를 쌍용차에 요구하고 있다. 앞서 강 회장은 올해 쌍용차를 인수해 3~5년 내로 신형 전기차를 20종 이상 출시해 흑자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이를 위해 개선이나 개발이 필요한 부분을 미리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양 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정밀실사 후 이뤄진 매각 양해각서(MOU)에도 관련 내용이 담겨있다. 운영자금 500억원을 지원하는 내용과 전기차 인테리어 및 기술 등 개선의 여지가 필요하면 상호 협의한다는 조항이다. 하지만 쌍용차는 최종 인수 전 완성차 업체의 핵심 기술인 자동차 연구 데이터를 넘겨주기는 어렵고, 차를 개발하는데 보통 3년은 소요되는데 본계약 후 회생절차까지 마무리해도 수개월에 불과하기 때문에 에디슨모터스의 지위가 확실해진 뒤에 진행해도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 계획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업계에서는 인수자금과 운영자금 8000억원을 포함해 1조원이 넘는 자금이 필요하다고 추산한다. 이에 대해 에디슨모터스 측은 당장 필요한 인수자금 3048억원보다는 훨씬 많은 자금을 확보한 상태이며, 계약 체결 후에도 자금과 관련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기존 컨소시엄 구성원인 키스톤PE는 인수자금 550억원, 운영자금 500억원을 마련하기로 했으나 투자를 철회하면서 그 몫을 KCGI가 확보하고 투자금도 추가 투입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쌍용차 평택공장. /쌍용차 제공

이후 필요한 운영자금은 쌍용차 인수가 끝난 후 평택시와 협의해 쌍용차의 평택공장 부지를 개발해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에디슨모터스는 본계약 후 평택공장 부지를 담보로 산업은행 등 금융사에서 8000억원가량을 빌릴 계획이었으나 산업은행이 거절했다. 평택시도 에디슨모터스의 부동산 개발 계획에 동의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강 회장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인수 과정에서 미국, 싱가포르, 일본의 금융지주에서 투자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고 그중 한 곳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형태는 아니고 에디슨EV에 투자해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에디슨EV는 주식 불공정 거래 의혹을 받고 있다. 에디슨모터스의 최대주주인 에너지솔루션즈는 작년 6월 5개 조합과 함께 에디슨EV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는데, 쌍용차 인수 추진 등의 호재로 주가가 뛰자 5개 조합이 지분을 팔아 차익을 실현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투자조합이 에디슨모터스 대표의 지인이라면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내부자 거래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 이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사안”이라며 “현재 한국거래소에서 에디슨EV의 주가와 관련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의 판단 결과에 따라 금감원의 조사가 이어질 수 있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연선옥 기자

에디슨모터스와 협상을 진행 중인 쌍용차는 중국 전기차업체 BYD와 배터리 개발 계약 및 배터리 팩 자체 생산을 위한 기술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쌍용차는 2023년 출시될 U100(개발명)을 위해 2019년 말부터 진행해온 사안으로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를 인수해도 문제 될 일은 없다고 말했다.

각종 의혹에 대해 강 회장은 “인수가 끝나기 전에 운영자금 500억원을 지원하는 건 그 돈으로 쌍용차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본계약서에 담지 못하게 하면서 경영 간섭이고 월권이라고 지적하면 같이 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곧 결정되겠지만, 사업계획 공유가 어렵다면 인수도 하지 않을 것이고 잘 마무리된다고 해도 경영 간섭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들은 쳐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