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인수를 위해 정밀실사를 진행하고 있는 에디슨모터스가 법원에 실사 기간 연장을 요청해 승인받았다. 에디슨모터스의 자금력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실사도 지연되면서 업계에서는 쌍용차 인수가 성공적으로 이뤄질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수가 이뤄지더라도 에디슨모터스가 내놓은 계획대로 전기차 생산이 이뤄질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난이 이어지면서 주요 완성차 업체의 생산 차질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회생법원은 에디슨모터스가 요청한 쌍용차 정밀실사 기간 연장을 승인했다. 당초 에디슨모터스의 정밀 실사는 이달 23일까지 이뤄질 예정이었다. 그런데 에디슨모터스 측이 "살펴봐야 할 자료가 방대해 시간이 촉박하다"라고 주장하자 실사 기간이 이달 30일까지로 1주일 연장됐다.
이에 따라 본 계약과 에디슨모터스의 잔금 납부일정도 각각 12월과 내년 1월로 밀리게 됐다. 에디슨모터스는 실사를 통해 쌍용차의 구체적인 자산·부채 규모와 내역 등을 살펴보고 있는데, 이를 토대로 쌍용차와 본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이후 쌍용차는 부채 상환과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해야한다. 에디슨모터스의 요청을 받아들인 회생법원은 "어떤 문제가 생겼다기보다 쌍용차가 큰 회사이기에 방대한 자료에 대한 실사 시간이 부족해 에디슨모터스가 실사 기간을 연장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계약 일정은 계속 밀리고 있다. 이달 1일 체결한 인수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 역시 당초 지난달 28일 체결할 예정이었지만, 협의 기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연기됐었다. 이로 인해 이달 1일이었던 회생계획안 제출 기일도 정밀 실사 이후로 연기됐다.
인수 절차가 계속 지연되면서 업계에서는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가능성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수 과정이 진행되고는 있지만, 에디슨모터스의 자금력과 기술 수준 등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은 상태"라며 "이번 M&A를 통해 정말 쌍용차가 회생할지에 대해서는 많은 전문가가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회생법원이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에디슨모터스에 자금 증빙과 향후 경영 정상화 계획에 대한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도 이런 의구심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에디슨모터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97억원, 27억원이다. 같은 기간 쌍용차의 매출은 2조9297억원이었다. 매출이 30배가 넘는 기업을 인수하겠다고 나선 셈이다. 여기에 쌍용차의 공익채권과 에디슨모터스가 승계받아야 할 채무만 약 8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인수자금 외 운영에 필요한 자금까지 고려하면 인수에 1조원 이상의 자금 투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에디슨모터스는 키스톤PE·KCGI 등 FI(재무적 투자자)와 함께 인수·운영자금으로 1조5000억원 가량을 모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초 계획은 7000억원은 유상증자를 통해, 나머지는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쌍용차 공장 부지 등의 자산을 담보로 대출받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쌍용차 담보 가치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로 대출거절의사를 피력하면서 자금 조달에도 차질이 생겼다.
쌍용차 인수 이후 전기차 생산 계획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지난달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4년 연속 적자에 빠진 쌍용차를 5년 내 흑자로 전환시키고, 2030년에는 매출액 1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에디슨모터스에서 개발 중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활용해 순수 전기 승용차를 출시하고 연평균 30만대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기존에 에디슨모터스에서 개발해온 차량은 전기버스로, 승용차를 생산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갈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반도체 수급난으로 기존 완성차업체들도 생산량을 축소하는 상황인데, 당장 내년 상반기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에디슨모터스는 내년 대선 시기까지 인수 일정을 연기해 공적 자금을 수혈받으려는 '꼼수'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강 회장은 "이번 연장은 살펴볼 자료가 너무 방대해서 하게 된 것이고 우리는 오히려 인수절차를 빨리 진행하고 싶은 입장인데 자꾸 인수능력에 대한 의심을 해서 어렵다"며 "산업은행마저 발을 빼는 분위기이니 어떤 기관에서 투자를 하겠다고 나서겠는가, 금융권을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