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업계를 둘러싼 대외환경이 나아지고 있지 않은 가운데 한국타이어는 총파업과 경영권 갈등이라는 걱정거리도 떠안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이미 올해 반도체 수급과 물류대란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데, 파업은 길어지고 올해 내 끝날 것으로 예상됐던 경영권 갈등도 이어지면서 4분기 실적이 더욱 우려되는 상황이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의 4분기 매출액은 5.44% 오른 1조8629억원, 영업이익은 15.22% 감소한 1928억원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반도체 공급난으로 신차용 타이어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원자재 가격도 오르고 있다. 여기에 지난 6월 미국 상무부는 한국타이어에 반덤핑 관세율을 27.1%로 했는데, 이는 국내 3사(금호타이어 21.7%, 넥센타이어 14.7%)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물류대란의 부담도 여전히 크다. 한국타이어 매출의 약 30%를 담당하는 북미로 향하는 수출 선박이 부족한 가운데, 부피가 큰 타이어는 해운사들이 선호하지 않는 품목이라 컨테이너선을 찾기가 더욱 힘들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국타이어는 수출 선박 문제로 지난 7월 대전 및 금산공장 생산을 멈추기도 했다. 열악한 대외환경 탓에 한국타이어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8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5% 줄었다.
한국타이어의 내부 갈등도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지난 8월부터 진행 중인 한국타이어의 2021년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에서 노조와 사측은 이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그동안 임금과 관련해 수년간 쌓였던 불만을 표출하고 있으나, 회사 역시 최근 경영환경 악화 등을 이유로 노조의 요구사항을 들어주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결국 한국타이어 노조는 지난 16일부터 2시간 부분 파업에 들어간 데 이어 오는 24일 오전 6시까지는 대전공장과 금산공장에 근무조별 퇴근 전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 중이다.
노조는 24일 오전 6시부터 전면 무기한 총파업을 예고했다. 노사는 아직까지도 구체적인 교섭날짜조차 정하지 못했는데, 노조는 회사가 전향된 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내일 예정대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사 측은 아직까지 노조에 어떤 제시안도 전달하지 않아, 총파업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미국과 헝가리, 중국 등 총 8곳에 해외 공장을 두고 있지만 국내 두 생산 공장의 규모가 가장 크다. 두 생산공장은 2020년 기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전체 매출의 40%를 담당했다.
지난해부터 한국타이어 가(家)를 둘러싼 경영권 갈등도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지난해 6월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당시 한국테크놀로지 그룹(현 한국앤컴퍼니) 지분 23.59% 전량을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사장에게 넘기면서 시작된 성년후견심판은 현재까지 조 회장의 정신감정을 위한 병원 선정에 애를 먹고 있다. 법원이 앞서 지정한 국립정신건강센터와 신촌 세브란스 병원, 아주대병원이 정신감정을 거절하면서 지난 9일 법원은 분당서울대병원을 감정병원으로 지정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아직까지 어떤 입장도 내놓고 있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감정을 받을 병원이 지정되고 나머지 법적 절차에만 최소 3개월이 소요돼서 심판은 올해 안에 해결되기 어렵다"며 "입원감정이 중요한 상황에서 분당 서울대병원마저 거절의사를 보이면 또 다른 병원을 찾아야해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