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각) '2021 LA 오토쇼'가 진행된 LA 컨벤션 센터에서 '베트남의 삼성'이라 불리는 빈그룹(Vingroup)의 자동차 자회사 '빈패스트(Vinfast)'가 컨퍼런스를 시작한다는 소식에 30분 전부터 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날 빈패스트의 컨퍼런스는 오토쇼 가장 마지막 순서였는데도 많은 이들이 빈패스트의 발표를 기다렸다. 빈패스트는 이날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VF e35′와 'VF e36′을 공개했다.

'2021 LA 오토쇼'에서 베트남 자동차 업체 '빈패스트'가 공재한 VF e35./변지희 기자

빈패스트가 이날 차를 공개하자 각국에서 온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수차례 환호성과 박수를 받았다. 컨퍼런스가 끝나고 '이제 정리해달라'는 방송이 여러번 나왔지만 많은 사람이 차 앞에 모여서 차를 계속 구경했다. 이날 컨퍼런스를 한 자동차 업체들 중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린 듯 했다.

현장에 있던 한 외국 기자는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내놓는 전기차는 뻔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빈패스트는 브랜드 자체가 신선한 느낌을 준다"고 했다. 그는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아시안 자동차 업체는 현대차(005380), 기아(000270), 도요타, 혼다 등 모두 한국과 일본 기업들"이라며 "출범한지 4년밖에 되지 않은, 스타트업 느낌의 베트남 기업이 미국 시장에 뛰어드는 것 자체가 정말 놀랍다"고 말했다.

2021 LA 오토쇼에서 베트남 자동차 업체 '빈패스트' 앞에 관중들이 몰려있는 모습.

그는 "베트남 경제가 최근 급격히 성장했는데 그 결과물이 빈패스트의 자동차 같다는 생각도 든다"며 "미국에선 워낙 생소한 기업이다보니 자동차 가격 등을 어떻게 책정할지도 매우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날 빈패스트는 두 종의 차량을 공개하면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북미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초에 주문을 받기 시작해 내년 가을부터 인도를 시작한다. 빈패스트는 또 미국 전역에 60개, 캐나다에는 12개 이상의 쇼룸을 열겠다고 발표했다. 쇼룸은 테슬라가 운영하는 방식과 마찬가지로, 딜러사에 맡기지 않고 빈패스트가 직접 운영할 방침이다.

'2021 LA 오토쇼'에서 베트남 자동차 업체 '빈패스트'가 VF e36을 공개했다./변지희 기자

마이클 로셸러(Michael Lohscheller) 빈패스트 글로벌 CEO는 "지금 당장은 베트남에서 차를 생산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2024년쯤에는 미국에 전기차 공장을 짓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VF e35의 경우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는 285마일(약 459㎞), VF e36은 301~422마일(약 484~679㎞) 정도다. 배터리 용량의 70%까지 충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5분이다. 기타 다른 자세한 사양은 미국 시장에서 예약 주문을 받을 때 공개할 것이라고 빈패스트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