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사장)은 17일(현지시각)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한 새로운 공장을 지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산 전기차에 대해 혜택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최근 현대차는 2025년까지 미국 시장에 74억 달러(8조3600억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황이다. 그는 다만 "앨라배마 공장의 아반떼와 쏘나타 물량 일부를 한국 공장에서 생산하도록 돌려보내고 있어 빈 공간을 전기차 생산에 활용할지도 계속 고민중"이라고 했다.
현대차·기아(000270)는 북미 지역에서 각각 앨라배마와 조지아에 공장을 두고 있다. 현대차는 앨라배마 공장에서 지금까지 쏘나타, 아반떼, 싼타페, 투싼, 싼타크루즈 등을 생산해왔다. 그런데 최근 쏘나타와 아반떼 물량 일부를(연간 7만대)를 국내 공장으로 들여오고, 대신 투싼 물량 일부를 앨라배마 공장으로 넘겼다. 기아 조지아공장은 텔루라이드와 쏘렌토, K5 등을 생산하고 있다.
그는 "미국에서 어떤 차가 먼저 생산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새로운 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게 된다면 전용 전기차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만든 차를 생산하는게 유력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E-GMP를 기반으로 아이오닉5와 제네시스 GV60, 기아 EV6 등을 만들고 있다. 그는 "만약 기존 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한다면 전용 전기차보다는 내연기관 기반의 전기차를 먼저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노조에 가입한 공장에 한해 미국 정부의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 공장의 노동자는 노조가 있는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와 동일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 또 공장의 노조 결성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노동자들"이라며 "현대차는 정책 결정자들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고 정책이 확정되면 그때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반도체 자체 개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가 차량용 반도체를 개발하게 된다면 반도체 설계까지만 맡는 것이 아니라 생산까지 직접 할 계획"이라며 "반도체 자체 개발과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을 말하기엔 이르지만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현대차는 유능한 부서가 다양하게 있기 때문에 반도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아주 좋은 상황" 이라며 "적극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그는 "반도체 제조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그룹 내에서) 차량용 반도체를 자체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며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었다.
현대차가 반도체 자체 개발을 검토하는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 차질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뿐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모두 반도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같은 반도체 대란은 내년까지도 이어질 전망이다. 게다가 전동화 전환이 빨라지는 상황이어서 현대차가 전기차용 전력 반도체와 자율주행차용 통합칩 등 고성능 차세대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게 되면, 미래차 시장에서 보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그는 '현대차가 전기차, 수소차, UAM 등 여러가지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데, 가장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전동화"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현대차의 목표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어느 한 요소가 다른 요소보다 더 중요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행의 일부는 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나머지는 다양한 모빌리티 수단을 통해 이동한다고 상상해 보라"며 "현대차만이 그런 것을 제공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