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17일(현지시각) 미국 LA 컨벤션 센터(Los Angeles Convention Center)에서 열린 ‘2021 LA 오토쇼’에서 첫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콘셉트카 ‘더 기아 콘셉트 EV9′을 공개했다. 콘셉트 EV9은 EV6에 이어 기아의 전기차 라인업에 추가될 EV9의 콘셉트 모델이다.

카림 하비브 기아 디자인 담당 전부가 콘셉트카 EV9을 소개하고 있다. /변지희 기자

EV9은 EV6와 마찬가지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다. 기아는 EV9이 기아의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를 반영한 조화로운 디자인, 주행·정차 상황에 따라 시트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세 가지 실내 모드, 자연의 요소에서 영감을 받은 색상과 지속가능한 자원을 활용한 소재 등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EV9은 전장 4930㎜, 전폭 2055㎜, 전고 1790㎜, 축거 3100㎜를 갖췄다. 1회 충전으로 최대 300마일(482㎞)를 주행하는 것이 목표이며, 350kW급 초급속 충전 시 배터리 용량의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20~30분이다.

외관은 기교 없이 상하좌우로 곧게 뻗은 것이 특징이다. 광활한 크기의 측면 창문과 ‘파노라믹 스카이 루프(panoramic sky roof)’를 적용했으며 주행 또는 정차 상황에 따라 승객의 필요에 맞게 실내 구성을 바꿀 수 있게 했다.

세련된 차체 비율을 통해 강인하고 단단한 인상을 준다. 낮게 깔린 차체가 지면으로부터 높은 곳에 위치한 휀더 볼륨을 강조한다. 삼각형의 D필러도 각진 디자인을 강조하며, 차체 색상과 대비를 이루는 하이 글로스 클래딩(High Gloss Cladding)은 시각적으로 지상고를 높여주는 효과와 함께 고급감을 더한다.

기아 전기 SUV 콘셉트카 EV9./변지희 기자

기아는 내연기관 모델을 통해 정립한 디자인 헤리티지 ‘타이거 노즈’를 전동화 모델에 어울리는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로 계승, 발전시켰다. 전면부는 내연기관차의 그릴을 대체하는 차체 색상의 패널과 ‘스타 맵 시그니처 라이팅(Star Map Signature Lighting)’으로 타이거 페이스를 구성해 기아의 전동화 모델임을 명확하게 드러낸다.

스타 맵 시그니처 라이팅은 패널 양 끝에서 안쪽으로 점진적으로 퍼져 나가는 모양의 ‘스타 클라우드(star cloud) 패턴’을 적용해 차체가 넓어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준다. 미점등 시에는 차체에 일부처럼 드러나지 않다가 차량의 시동이 켜지면 점등되며, 웰컴 라이트로 기능 시 각 열의 램프가 순차적으로 점등된다. 또한 후드에는 태양광으로 차량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솔라 패널도 적용했다.

측면 반사경을 대체하는 카메라 모니터링 시스템(Camera Monitoring System)은 공력성능을 높여주는 동시에 운전자에게 공간 지각능력을 향상시켜준다. 후면부는 스타 맵 시그니처 라이팅이 적용된 테일램프가 전면부와 통일감을 부여한다. 숄더 라인과 창문을 따라 위로 길게 이어지는 테일램프는 차량의 넓고 안정적인 자세를 더욱 강조한다.

기아는 콘셉트 EV9의 실내를 탑승자가 자연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새로운 영감을 발견할 수 있는 탁 트인 라운지처럼 연출했다. 실내 디자인 키워드는 ‘열린(Opened)’, ‘떠 있는(Floating)’, ‘순수한(Pure)’이다.

운전석과 동승석에 앉는 승객을 모두 배려한 27인치 울트라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팝업(Pop-Up) 스티어링 휠이 적용됐으며, 측면 창문과 1열과 2열 위를 가로지르는 파노라믹 스카이 루프로 개방감을 확보했다.

콘셉트 EV9은 주행과 정차 상황에 따라 시트 방향을 변경할 수 있는 3가지 실내 모드를 갖췄다.

‘액티브 모드(Active Mode)’는 주행을 위한 통상적인 차량의 시트 배열로 1, 2, 3열 모든 좌석이 전방을 향한다. ‘포즈 모드(Pause Mode)’는 3열은 그대로 둔 채 1열을 180도 돌려 차량 전방으로 최대한 당기고 2열 시트를 접어 탁자처럼 활용한다.

기아 전기 SUV 콘셉트카 EV9./변지희 기자

‘엔조이 모드(enjoy mode)’는 3열을 180도 돌리고 테일게이트를 열어 승객이 3열에 앉아 차량 외부를 보며 쉴 수 있는 모드다. 기아는 3열 측면에 컵 홀더, 블루투스 스피커 등 다양한 물품을 붙일 수 있는 자석 레일과 전자기기에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파워 아웃렛도 적용했다.

기아는 물, 공기, 빛, 땅 등 자연을 이루고 있는 4가지 요소를 골라 색상을 정했다. 바다를 닮은 외관 색상과, 물을 보전할 수 있는 지속가능하고 재사용가능한 자원을 실내 소재로 사용했다. 크래시패드와 센터 콘솔 등에는 천연 가죽 대비 생산에 필요한 물의 양이 적은 비건 가죽을 사용했다. 기아는 앞으로 출시하는 모든 차종에서 천연 가죽 사용을 점차 줄여 나갈 계획이다.

한편 기아 미국법인은 LA오토쇼에서 EV6가 ‘최단 충전시간으로 미국을 횡단한 전기차(Shortest charging time to cross the United States in an electric vehicle)’로 기네스북(Guinness World Records)에 등재됐다고 밝혔다. EV6는 뉴욕에서 출발해 LA까지 7일 동안 약 2880.5마일(약 4636㎞) 이동하며 7시간 10분 1초의 충전 시간을 기록했다. 앞서 등재된 기록은 테슬라 모델S가 지난 2015년 4월 기록한 12시간 48분 19초다.

기아는 ‘2021 LA 오토쇼’에서 약 1867㎡의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콘셉트 EV9과 EV6, 스포티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등 신차 4대를 전시한다. 아울러 스팅어, K5, 포르테(K3) 등 승용 3대. 카니발, 텔루라이드, 쏘렌토, 셀토스, 쏘울 등 RV 8대, 니로 전기차, 니로 하이브리드, 쏘렌토 하이브리드, 쏘렌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4대, E-GMP 플랫폼 등 총 21개를 전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