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그룹의 중국 사업이 심각한 부진에 빠진 가운데, 베이징현대가 시장 회복을 위해 올해 초 출시한 전략 전기차 ‘밍투 일렉트릭(EV)’이 100대도 판매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올해 신차를 대거 투입하고 제네시스 브랜드도 론칭하면서 중국 시장에서 반전을 노렸지만,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광저우 국제모터쇼에서 중형 세단 ‘밍투’ 2세대 모델과 밍투의 첫 전기차 모델 밍투 EV를 공개했다. 2013년 출시된 밍투는 연간 10만대 이상 판매되는 인기 모델로, 현대차는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전기차 시장을 겨냥해 밍투의 전기차 버전도 내놓았다. 특히 밍투 EV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동급 모델 대비 20㎞ 이상 긴 520㎞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올해 밍투 EV의 판매 실적은 처참한 수준이다. 밍투 EV가 본격적으로 판매된 올해 3월부터 지난 9월까지 총 판매량은 69대에 그쳤다. 신형 밍투 판매(1~9월) 역시 5000대를 조금 넘겼다.
현대차그룹의 다른 전기차 모델 판매도 부진하다. 현대차의 중국 전용 준중형 전기 세단 ‘라페스타 EV’ 판매가 884대로 그나마 나은 수준이고, 중국형 코나 전기차 ‘엔씨노 EV’ 판매는 602대였다. 기아(000270)의 ‘K3 EV’는 158대 판매됐다.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아이오닉 5′도 현지에 투입할 계획이지만, 현지 전기차 판매 성적이 부진해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올해 중국에서 연간 56만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9월까지 25만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올해 연간 판매량은 40만대를 밑돌 전망이다. 올해 베이징1공장을 현지 업체에 매각했지만, 20~30%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가동률도 회복되기 어려워 보인다.
기아의 올해 판매량도 10만대를 조금 넘길 것으로 보인다. 중국 현지 언론은 기아의 중국 법인 동풍기아의 합작사 중 하나인 동풍기차가 지분 25%를 매각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