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를 막론하고 자동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색은 흰색·검은색·회색 등 무채색이다. 자동차 디자인의 핵심 요소인 색깔은 구매자의 만족도뿐 아니라 향후 중고차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무채색은 유행을 타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촌스럽다는 느낌이 덜하고, 중고차 시장에서도 같은 모델이라도 무채색 차량의 시세가 더 높다.
그런데 최근 소비자의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무채색이 아닌 화려한 색을 입힌 차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파란색·빨간색·초록색 등 원색은 물론이고, 햇빛을 받거나 다른 각도로 보면 빛깔이 바뀌거나, 질감이 다를것 같은 느낌을 표현한 색도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현대차(005380)가 최근 출시한 경형 SUV '캐스퍼'의 사전 예약을 분석한 결과, 외장 컬러 중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것은 카키색(국방색)이었다. 사전예약 고객 중 45.4%가 카키(톰보이 카키)를 선택했고, 흰색(아틀라스 화이트)이 23.8%로 다음이었다. 아이보리(언블리치드 아이보리)가 15.4%, 회색(티탄 그레이 메탈릭)이 10.1%였다.
파란색이나 초록색 등 튀는 색깔은 경차나 소형차에서 선택하는 비율이 높은데, 최근에는 고급 세단에서도 다양한 색을 선택하는 비중이 높다. 대표적인 모델이 현대차 제네시스의 'G80′이다. 의전차로 쓰이는 최고급 세단 'G90′과 달리 G80은 개인 구매가 많은데, 전동화 모델을 제외한 G80 판매 중 파란색(태즈먼블루)은 전체 구매 고객 17.3%의 선택을 받았다. 현대 준중형 세단 '쏘나타'의 판매 상위 5개 색 모두가 무채색(화이트크림·녹턴그레이·미드나잇블랙·햄턴그레이·쉬머링실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G80은 파란색 구매 비중이 높았던 셈이다.
태즈먼 블루는 제네시스가 G80의 16가지 외장 컬러 중 대표로 꼽는 색이기도 하다. 밤하늘에서 빛나는 깊고 진한 파란색의 오로라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태즈먼 블루는 고급스러우면서도 너무 무겁지 않은, '역동적인 우아함'을 추구하는 G80 스타일에 잘 어울리는 색으로 평가된다.
제네시스의 SUV 'GV70′의 판매 색상도 다양하다. 무채색의 판매 비중이 가장 높지만, 초록색(카디프 그린)과 파란색(로얄 블루) 모델 판매도 각각 4.8%, 4.6%로 상위 5위 안에 포함됐다.
자동차 업체들도 이전에 없던 색을 개발해 모델에 맞는 색을 만드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쏘나타에는 '화이트크림', 스포티지에는 '스노우화이트펄'을 적용해 같은 하얀색이라도 각 모델 이미지에 맞는 느낌을 구현하는 식이다.
보다 특별한 색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 맞춤형 컬러를 차에 입히기도 한다. BMW는 '스피드 옐로우' '산 마리노 블루' '베르데 에르메스 그린' '나르도 그레이' 등 수백개의 인디비주얼 컬러 옵션을 제공하고 있는데,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함에도 상당한 소비자들이 이 옵션을 선택하고 있다. 특히 고성능 브랜드 'M' 모델의 경우 강렬한 색이 고성능 모델의 특징을 더 잘 살려줘 수요가 많다. 국내에서는 온라인 한정판매 형식으로 인디비주얼 컬러 모델이 판매되는데 인기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