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 사고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중인 가운데, 테슬라가 차세대 완전 자율주행(FSD·Full Self Driving) 베타 버전 10을 배포하기 시작했다.
13일(현지시각) 전기차 전문 매체 일렉트렉(Electrek)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10일부터 일부 고객들에게 FSD 베타 버전 10 업데이트를 배포했다. FSD 기능은 기존 오토파일럿 기능을 포함해 차선 자동 변경, 자동 주차, 차량 호출 등의 기능을 추가로 담고 있다.
베타 버전 10은 운전자 인터페이스(UI)가 새로워졌다. 이전에는 차량 주변 물체의 모습이 투박한 그래픽으로 표시됐으나 자동차 시각화 보기(visualization view) 기능을 통해 도로 형태와 주변 차량, 신호등, 사람 등이 보다 사실적으로 표현됐다. 도로의 가장 바깥 경계선은 빨간색, 중앙선은 노란색으로 표시되며, 차량이 나아갈 길은 점선으로 보여준다. 또 주변 차량 움직임에 따라 점선도 실시간으로 변화한다. 미국의 한 테스터는 "차량이 이전보다 더 경험이 풍부한 운전자처럼 행동한다"며 "새로운 시스템은 더 좋고 견고하게 느껴진다"고 했다고 일렉트렉은 전했다.
베타 버전 10은 이달 안에 추가 업데이트가 있을 전망이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베타 버전 10을 출시하고 각종 오류와 버그를 수정한 뒤 4주 안에 대중들에게 공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FSD는 현재 수천여명의 테스터들이 사용하고 있는데, 버전 10은 이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미국 NHTSA는 지난 8월 중순부터 테슬라 오토파일럿 기능의 문제점 등을 확인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오토파일럿 기능을 작동하던 중 지금까지 발생했던 사고 11건이 포함됐다. 조사가 진행되던 지난달 28일에는 플로리다주 올랜도 인근 고속도로에서 한 운전자가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능을 작동하던 중 고속도로 갓길에 정차된 경찰차와 메르세데스-벤츠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잇달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NHTSA는 해당 사건도 조사 대상에 포함했다. NHTSA는 테슬라 측에 11장 분량의 서한을 보내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능이 앰뷸런스, 비상 깜빡이 등을 어떻게 식별하는지, 주변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주변 물체를 인식하는지 등에 대해 자세한 답변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테슬라가 완전 자율주행 기능이라고 홍보한 FSD와 관련한 상세 자료도 요청했다. 테슬라는 자신들의 차세대 자율주행 기능을 '완전 자율주행'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FSD가 운전자의 개입이 반드시 필요한 레벨2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테슬라는 오토파일럿과 관련해서도 과장 광고 논란이 있었다. 지난해 독일 법원은 테슬라의 광고가 허위라고 판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