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 엔진과 전기모터를 함께 구동력으로 활용하는 하이브리드차의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찾는 사람이 많아 판매감가도 크지 않다. 전기차의 완성도나 기반시설이 아직 완전하지 않고, 하이브리드차는 친환경차로서 공영주차장 요금 할인 등 혜택도 있어 현실적인 친환경차로 주목받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7일 국토교통부와 카이즈유의 8월 자동차등록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등록된 신차 중 하이브리드 차량은 전년 동월대비 44.1% 증가했다. 지난달 신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의 점유율은 11.3%를 기록했는데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테슬라 모델Y와 현대차(005380) 아이오닉5 등 전기차들이 출고를 개시한 지난 5월을 제외하고 모든 달에서 전년 대비 신차 등록대수가 증가했다.

렉서스 ES300h./렉서스 제공

하이브리드의 인기는 중고차 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중고차매매 플랫폼 엔카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중고차 평균시세가 전월 대비 0.32% 하락했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은 가격이 올랐다. 인기 하이브리드 모델의 평균시세를 보면 도요타 캠리 XV70이 1.42%, 렉서스 ES 300h 7세대가 0.74% 상승했다. 엔카닷컴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에서도 몇 년 새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전기차는 배터리 안전성 등의 여전히 불안요소가 있어 실질적인 수요는 하이브리드 모델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현대차그룹은 과거 경유차 중심이던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하이브리드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내연기관 엔진차량의 판매량을 넘어서는 일도 빈번하다. 올해 새롭게 판매하기 시작한 현대차의 싼타페 하이브리드 모델은 지난달 2041대가 판매되며 가솔린 모델 판매량(1281대)을 훌쩍 넘어섰다. 기아(000270)의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올해 1월과 4월에 내연기관 모델의 판매량을 넘어섰다.

하이브리드 차는 가격이 다소 비싸지만 디젤차량과 비슷한 수준의 경제성을 가지면서 가솔린의 정숙성과 승차감을 가진 게 특징이다. 또 정부는 하이브리드 차량 구매자에게 현재 개별소비세 최대 100만원(교육세·부가가치세 포함 시 최대 143만원)과 취득세 40만원 등 총 183만원 상당의 세금을 감면해준다. 감면 혜택은 올해 말 일몰 예정이었으나 행정안전부는 이를 1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지프의 첫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랭글러 4XE'./스텔란티스 제공

하반기에도 다수의 하이브리드 차량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이달 지프 브랜드 처음으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지프 랭글러 4xe를 선보인다. 오프로더의 대명사로 꼽히는 지프 랭글러에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장착한 지프 랭글러 4xe는 올해 2분기 북미 시장에서 베스트셀링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PHEV)에 등극한 모델이다.

렉서스는 오는 27일 인기 모델 ES 300h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한다. ES 300h는 지난 2012년 국내에 첫선을 보인 이후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수입차 하이브리드 부문 베스트셀링카로 선정됐으며 올해 3월 기준 국내 누적 판매 5만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제네시스는 하반기 선보일 G90 완전변경 라인업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 교수는 “친환경차시장은 하이브리드차 위주로 성장해왔으며 전기차 시장은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로 확대되는 추세”라며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인프라와 주행거리 등 단점들을 보완한다면 하이브리드의 인기도 꺾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