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의 초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에스컬레이드는 ‘SUV의 제왕’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압도적인 차체 크기에서 느껴지는 위압감과 고급스러운 디자인 덕에 ‘아메리칸 럭셔리’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미국에선 유력 정치인의 경호 차량으로도 종종 쓰인다.

왕크니까 왕멋있다! 초대형 미국 SUV 신형 에스컬레이드 시승기 /조선비즈

국내에서도 캐딜락 판매량의 20% 가량을 에스컬레이드가 차지하고 있다. 플래그십 세단 CT6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판매된다. 캐딜락이 지난 7월 한국 시장에 출시한지 7년만에 풀체인지된 신형 에스컬레이드를 출시했다. 에스컬레이드 프리미엄 럭셔리 플래티넘 트림을 서울에서 용인까지 80㎞가량 몰아봤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변지희 기자

전면은 크롬을 사용한 가로형 바 패턴의 ‘갈바노 그릴’이 과감한 인상을 준다. LED 헤드램프는 기존 세로형에서 가로형으로 바뀌었다. 측면에서 살펴보면 더 크게 느껴진다. 전장(차의 길이), 전폭(차의 폭), 전고(차의 높이)는 각각 5380㎜, 2060㎜, 1945㎜다. 이전 모델 대비 전장은 200㎜ 길어졌다. 수직 형태의 후면 테일램프는 약 1미터에 이른다. 트렁크 적재공간은 기본 722ℓ이며, 3열을 접으면 2065ℓ, 2열까지 접으면 3427ℓ다.

2열에 타기 위해 문을 열면 전동식 사이드 스텝이 나타나 편하게 차에 오르내릴 수 있다. 내부에 들어서면 넓은 공간이 여실히 느껴진다. 내부 공간에 영향을 주는 휠베이스는 3071㎜로 이전 모델 대비 130㎜ 늘었다. 보통 3열 좌석의 경우 대부분의 차는 레그룸이 좁아 앉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 에스컬레이드는 보통의 좌석처럼 편하게 앉을 수 있다. 3열 레그룸은 886㎜다. 이전 모델과 비교하면 약 40% 증가했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캐딜락 제공

에스컬레이드에는 6.2ℓ V8 가솔린 직분사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63.6kg·m의 강력한 성능을 낸다. 대형 엔진이 탑재됐음에도 실내에선 엔진음이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정숙하다. 다만 급가속시에는 엔진음이 실내에서도 들린다.

차체 무게가 2785㎏에 달하지만 예상했던 것 보다 가볍게 움직였다. 부드러운 변속과 함께 빠르게 속도가 붙었고, 제동력도 나쁘지 않다. 급가속을 해도 만족스러울 만큼 속도가 붙는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멈춰서는데, 밀린다는 느낌도 거의 없다. 경사진 커브길에서도 속도를 차근차근 붙여나간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캐딜락 제공

과속방지턱도 지긋이 밟고 넘어가듯 지나간다. 이전 모델의 경우 서스펜션이 지나치게 딱딱해 승차감이 다소 불편했으나 이번 모델은 그런 점을 느끼기 힘들었다. 이번 모델에는 에어 라이드 어댑티브 서스펜션(Air Ride Adaptive Suspension)이 적용돼 적재 무게와 주행 상황, 승하차 및 주차 시 최대 75㎜까지 높낮이를 자동으로 조절해준다.

실내에는 업계 최초로 AKG 스튜디오 레퍼런스 사운드 시스템(AKG Studio Reference Sound System)이 적용됐다. AKG는 세계 정상급 뮤지션들이 애용하는 마이크와 헤드폰을 제작하는 브랜드다. 에스컬레이드 실내 곳곳에 36개의 스피커가 탑재됐다. 주행 중 음악을 틀어보니 깨끗하고 선명했다. 공인 연비는 복합 연비 기준 리터 당 6.5㎞인데, 실제 연비는 이보다 적은 5.2㎞가 나왔다. 판매 가격은 1억5357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