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AMG의 전동화 모델들은 효율보다 성능을 높이는데 집중했습니다. 거짓말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드리프트 하는 짧은 순간에도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을 정도로 전동화의 모든 장점을 집약시켰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브랜드인 메르세데스-AMG GmbH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요헨 헤르만(Jochen Hermann)은 최근 조선비즈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벤츠의 전기차 라인업 EQ와 AMG의 고성능 하이브리드 시스템 'E 퍼포먼스'는 성격이 매우 다르다"며 "EQ가 효율성에 중점을 뒀다면 E 퍼포먼스는 성능에 보다 집중했다. 경주용 트랙에서도 철저한 기술 검증을 거쳤다"라고 말했다. 벤츠 AMG는 현재 하이브리드 시스템만 선보인 상태로 향후 순수 전기차도 내놓을 예정이다.

AMG가 최근 발표한 고성능 하이브리드 시스템 E 퍼포먼스는 포뮬러 1(F1) 경주차와 AMG 원(One), AMG-GT 4도어 등에 우선 적용된다. 헤르만 CTO는 "모터스포츠를 기반으로 하는 기술을 추후 고성능 양산차에도 다양한 모델에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라며 "모델 출시는 국가마다 다를 수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 다양한 E 퍼포먼스 모델들을 한국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요헨 헤르만 메르세데스-벤츠 AMG 최고기술책임자./메르세데스 벤츠 제공

헤르만 CTO는 2016~2020년 다임러 AG의 e-드라이브 개발 부사장(Vice President Development eDrive)을 지냈다. 전기 파워트레인 부품들과 벤츠의 기존 차량 시스템을 결합하는 과정을 총괄했고, 배터리 관련 기술과 연료 전지 품질 향상에도 기여했다. 전기차 개발 전반을 도맡았던 그가 AMG의 CTO로 부임한 것은, 벤츠가 고성능차 전동화에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AMG의 순수 전기차도 곧 공개된다. 메르세데스-AMG EQS 53 4MATIC+가 AMG의 첫 번째 고성능 전동화 모델이 될 것이라고 헤르만 CTO는 전했다. AMG EQS 53 4MATIC+는 오는 9월 열리는 뮌헨 IAA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AMG EQS 53 4MATIC+는 벤츠의 플래그십 전기차 EQS의 고성능 버전이다. AMG GT 4도어 쿠페 E 퍼포먼스와 E클래스를 기반으로 하는 순수전기차 EQE 등도 뮌헨 IAA에서 공개된다. 아울러 AMG 전용 전기차 플랫폼인 AMG.EA도 개발중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EQ 포뮬러 E팀./메르세데스 벤츠 제공

E 퍼포먼스 하이브리드 시스템에는 4기통 또는 8기통 엔진과 더불어 AMG의 본고장인 아팔트바흐(Affalterbach)에서 개발한 고성능 배터리가 탑재된다. AMG 전용 고성능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의 두 배에 달하는 전력 밀도를 갖췄으며, 다른 부품들과 마찬가지로 포뮬러 1 기술에서 영향을 받았다. 특히 E 퍼포먼스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탑재되는 4기통 엔진(M139)은 현존하는 4기통 엔진 중 가장 강력한 성능(421마력)을 내는 엔진으로 꼽힌다.

헤르만 CTO는 "E 퍼포먼스 모델에서 M139 엔진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성능을 제공할 것"이라며 "AMG의 엔지니어들 역시 M139 엔진이 (출력에 있어서) 또 다시 신기록을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도 M139 엔진의 생산 능력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E 퍼포먼스가 일반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어떤 점이 다르냐는 질문에 대해선 "보통 하이브리드차는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 전기구동 장치를 두는 것이 일반적인데, E 퍼포먼스 시스템은 전기구동 장치를 뒷 차축에 둔다"고 설명했다. 전기 모터가 뒷 차축에 있어 가속하거나 추월할 때 보다 즉각적으로 추진력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통해 앞뒤 구동력과 무게 배분을 최적화했고 회생 제동 효율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헤르만 CTO는 "고성능 자동차를 만들고 출시하는 것은 다양한 파트너와의 팀워크를 필요로 하는데, 포뮬러 1팀은 사내 최고의 파트너"라고 말하기도 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EQS.

그는 고성능차의 인기 요인에 대해선 "차별화"라고 답했다. 한국에서 수입차 브랜드가 성장하고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럭셔리 자동차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고성능차는 기존 일반 수입차와 달리 성능, 기술, 디자인 측면에서 희소성과 독창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다"며 "최근 한국의 자동차 시장과 문화가 성숙해지면서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취미이자 생활의 일부가 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AMG./메르세데스 벤츠 제공

올해 벤츠는 서울에 AMG 브랜드 센터를 열 예정이다. 이에 대해 헤르만 CTO는 "세계 6번째 AMG 브랜드 센터"라며 "AMG의 브랜드 센터는 전 세계적으로 매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한국 고객과 AMG 팬들에게 새로운 접점을 제공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차량 소개는 물론 다채로운 경험과 이벤트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 제조업체는 전 세계 고객을 유치하고 고객의 다채로운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나야 하는데, AMG는 벤츠의 다양한 서브 브랜드들과 함께 시너지를 내면서도 벤츠의 모든 세그먼트에서 가장 매력적인 자동차를 만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