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유럽에서 전기차 구독서비스인 '모션(MOCEAN)' 시행 지역을 확대한다. 전기차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이 구독 서비스를 통해 전기차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구매까지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구독 모델이 향후 자동차 사용의 대세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행 데이터를 쌓고 운영 노하우를 축적하기 위해 이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미국에서도 아이오닉5 출시를 앞두고 구독 프로그램 제공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6일 현대차는 보험료, 세금, 유지비, 수리비 등을 모두 포함한 월간 전기차 구독서비스 모션을 영국에서 출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스페인에서 처음으로 해당 서비스를 시작한데 이어 3개월만에 영국까지 운영 지역을 확대한 것이다. 월 339파운드(한화 55만원)부터 시작하며 짧게는 3개월, 길게는 24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총 12모델이 준비돼있으며 투싼, 코나 등 순수 전기차(B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하이브리드차(HEV)가 포함됐다.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6개월마다 모델을 바꿀 수 있으며, 청약 철회는 1개월 전에 신청하면 된다. 온라인 시스템을 적용해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기간과 자동차를 선택하면 며칠 내에 집 앞으로 배송되는 방식이다.
현대차는 올해 초 유럽에 아이오닉5를 출시한데 이어 오는 10월 기아(000270) EV6도 선보일 방침이다. 유럽 시장에 현대차그룹의 주력 전기차들을 잇따라 선보이게 되면서,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구독 프로그램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유럽에선 폭스바겐그룹, 다임러, BMW, 르노 등 전통적인 자동차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현대차로써는 일종의 틈새 시장을 공략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구독 프로그램을 통해 브랜드를 경험하는 고객을 늘리겠다는 목표다. 또 이를 토대로 소비자의 이용 패턴을 분석해 향후 여러 차종으로 구독 서비스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 영국법인은 "이달 런던에서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뒤 다른 주요 도시에도 확대할 예정"이라며 "2025년까지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 발돋움하겠다는 현대차 전략 로드맵의 주요 사업"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미국에서도 하반기 아이오닉5 출시를 앞두고 1~3개월 구독 프로그램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라비시 보일 현대차 북미 모빌리티 전략 담당 부사장은 오토모티브뉴스에 "차량 구매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은 구매하기 전에 시도해본 뒤 일상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소유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며 "전기차를 시도해본 뒤 결국 구매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브랜드들도 전기차 등을 구독할 수 있는 '케어 바이 볼보', '북 바이 캐딜락', '포르셰 패스포트' 등의 서비스를 세계 각국에서 제공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국내에선 내연기관 모델 위주의 '현대 셀렉션', '기아 플렉스', '제네시스 스펙트럼' 등의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제네시스의 구독 서비스 가입자는 지난 6월 기준 2만4932명을 돌파했다. 지난 1월 1만6187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반년 만에 8000여명이 늘어난 것이다. 현대 셀렉션은 2019년 1월, 기아 플렉스는 2019년 6월 출시됐으며, 제네시스 스펙트럼은 2018년 출시됐다가 올해 초 새롭게 개편됐다. 각 프로그램별 가입자 수는 각각 1만405명, 9754명, 4773명이다.
대기 고객의 경우 현대 셀렉션은 335명, 기아 플렉스는 154명이다. 원하는 차량을 다른 이용자가 이용하고 있어서 기다리는 고객이 500여명에 달하는 셈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2019년부터 본격 운영 중인 현대차그룹의 구독 서비스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며 "하반기 이후에도 전동화 모델 등을 포함해 지속적으로 차량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