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스포츠 중 가장 치열하게 빠른 속도를 다투는 경기는 '포뮬러 1'이다. 포뮬러 1 대회에 참가하는 드라이버들은 구불구불한 서킷을 최고 시속 320㎞이상으로 달리며 다른 차와 접전을 벌이기 때문에 전투기 조종사와 비슷한 정도의 체력과 정신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3~5회 달리면 엔진을 통째로 교체해야 할 정도로 극한 경쟁이 펼쳐진다. 포뮬러 1은 올림픽, 월드컵과 더불어 세계 3대 스포츠로 손꼽히며, 연 평균 관람객은 400만명, TV로 중계를 지켜보는 시청자는 200개국에서 6억명에 달한다.

2021시즌에서는 레드불 레이싱팀의 막스 페르스타펜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포뮬러 1 홈페이지 캡처

포뮬러 1은 운전석 하나에 바퀴가 겉으로 드러난 오픈휠 형식의 자동차 경주 대회로, 자동차 경주 대회 중 역사가 가장 길다. 그 기원은 19세기까지 올라가지만 국제자동차연맹(FIA·Fédération Internationale de l'Automobile)이 월드 챔피언쉽 형태로 계획한 것은 1950년 영국 실버스톤이 처음이다. 올해 시즌은 1년 동안 세계 23개국을 순회하며 23라운드에 걸쳐 경주한 뒤, 각 라운드별 득점을 합산해 챔피언을 결정한다. 우승 트로피는 두 부문으로 나눠 운전자(Driver's championship)와 경주용 자동차 제작팀(Constructor's championship)에게 각각 주어진다.

전세계 대표적인 자동차 브랜드들은 포뮬러 1 레이싱카 개발과 제작, 레이싱팀 운영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다. 포뮬러 1 레이싱카 자체가 첨단 기술의 집약체이기 때문에 안전하고 빠르며, 효율적으로 진화하는 자동차의 현재와 미래를 볼 수 있다. 출전팀들은 규정에 맞춘 타이어, 섀시, 엔진 등을 적용한 차를 타고, 정해진 규칙에 따라 시합을 해야 한다. '포뮬러'라는 이름 자체가 참가자들이 규칙을 지켜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출전팀들은 레이싱카를 구매해오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든 프로토타입 차량으로 대회에 참여해야 한다. 그 차를 몰게 될 드라이버의 의견도 개발 과정에서 적극 반영되기 때문에 차마다 핸들, 페달, 시트 등의 모양이 전부 다르다. 이 때문에 월드 챔피언은 경주차와 드라이버를 한 몸으로 보고 수여하는 상이라는 의미도 담겼다.

포뮬러 1 홈페이지 캡처

규제가 적었던 초창기에는 다양한 엔진들이 있었지만 2014년부터는 1600cc V6 싱글터보 엔진을 탑재하도록 하고 있다. 2008년부터는 차체 제어 시스템(Traction control) 등 주행 보조 장치들을 탑재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최근에는 각 시즌당 사용할 수 있는 엔진 개수를 제한하고 있다. 2015년에는 한 시즌 동안 4개의 엔진을 사용할 수 있었으며 2018년 이후부터는 3개만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1년에 20경기 이상을 치르는 동안 한 엔진으로 5~6경기를 버텨야 하는 셈이다. 내년(2022시즌)에 사용하는 엔진은 2024년 시즌 마지막까지 디자인 변경을 못하도록 규정이 바뀌었다.

포뮬러 1에 참여하는 레이싱팀은 총 10개다. 2021년 시즌에 출전한 팀은 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 포뮬러 원 팀, 레드불 레이싱, 맥라렌 F1 팀, 애스턴 마틴 카그너전트 포뮬러 원 팀, 알핀 F1 팀, 스쿠데리아 페라리 미션 위노우, 스쿠데리아 알파타우리 혼다, 알파 로메오 레이싱 올렌, 우랄칼리 하스 F1 팀, 윌리엄스 레이싱 등이다. 각 팀에서는 선수 2명씩 참가해 총 20명이 기록을 다툰다.

포뮬러 1 홈페이지 캡처

각 나라에서 치러지는 라운드는 그랑프리(GP)라고 불린다. 그랑프리는 보통 주말동안 이뤄지는데, 목요일 기자 회견을 시작으로 금요일 연습주행(프리 프랙티스), 토요일 예선(퀄리파잉), 일요일 결승(레이스) 순서로 진행된다.

연습 주행에서 각 팀은 해당 서킷에 오기 전 분석했던 정보와 데이터를 점검한다. 드라이버와 엔지니어들이 현장에서 레이싱카의 셋팅을 점검하고 호흡을 맞춰보는 것이다. 드라이버들이 주행해보고 느낀 점과 문제점을 엔지니어들에게 알려주고, 이를 통해 레이스카를 드라이버에 철저히 맞춰 최적의 상태로 만들어놓는다.

예선부터는 치열하게 경쟁에 돌입한다. 예선 기록에 따라 다음날 결승 때 좋은 자리에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초 이내에 승부가 갈리기 때문에 좋은 자리에서 출발할수록 우승할 확률도 높아진다. 실제로 지난 3월 포뮬러 1 2021시즌 개막전에서 1위 루이스 해밀턴과 2위 막스 베르스테판의 최종 랩타임 차이는 0.74초에 불과했다. 5.412㎞의 바레인 인터내셔널 서킷을 56바퀴 돈 결과다.

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 F1 팀 드라이버 루이스 해밀턴./메르세데스-벤츠 제공

본선에서 각 차량은 적게는 44랩, 많게는 78랩을 달려 총 300여㎞를 주행하게 된다.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앞 차를 추월해야 한다. 1위 차량이 마지막 랩을 돌고 체커드 플래그(Chequered Flag·체커기)를 받으면 경기가 종료되고, 백마커(선두보다 1랩 뒤쳐진 차량)도 체커기를 받으면 순위가 확정된다. 1위는 25점, 2위 18점, 3위 15점, 4위 12점, 5위 10점, 6위 8점, 7위 6점, 8위 4점, 9위 2점, 10위는 1점을 받게 된다.

포뮬러원은 레이스카를 직접 제작하고 누가 더 빠른 차를 만드느냐를 겨루는 경기이기 때문에 드라이버뿐아니라 디자이너들과 엔지니어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각 팀은 총 책임자, 기술개발 총괄 감독과 더불어 공기역학, 엔지니어링, 섀시, 연구개발, 전략, 마케팅 담당 등으로 구성돼있다. 대규모 팀의 경우 팀원이 1000명 이상이 되기도 하며, 그 중에서 100여명 정도만 전 세계를 돌며 경기를 치른다.

전설의 F1 드라이버 미하엘 슈마허./페라리 제공

월드 챔피언십 드라이버 부문에서 최다 수상 기록은 총 7회 우승한 미하엘 슈마허(Michael Schumacher)와 루이스 해밀턴(Lewis Hamilton)이 갖고 있다. 스쿠데리아 페라리 소속이었던 미하엘 슈마허는 2012년 은퇴했으며, 루이스 해밀턴은 현재 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 F1팀 소속이다.

월드 챔피언십 컨스트럭터 부문 최다 수상 기록은 총 16회 우승한 스쿠데리아 페라리다. 스쿠데리아 페라리는 1950년부터 현재까지 모든 해를 빠지지 않은 유일한 팀이기도 하다.

메르세데스-AMG팀은 7년 연속 드라이버 부문과 컨스트럭터 부문 모두에서 챔피언십을 획득하고 있다. 작년에는 경기가 종료되기 전 드라이버 부문과 컨스트럭터 부문 우승을 조기 확정하기도 했다. 루이스 해밀턴은 지난 18일 2021 F1 월드챔피언십 10라운드 '브리티시 그랑프리'에서 시즌 4승, 개인 통산 99번째 그랑프리 우승을 거두며 F1 역사상 처음으로 개인 통산 100승 고지를 앞두고 있다.

올해 시즌은 앞으로 11경기가 남아있다. 7월 30일 헝가리에 이어 벨기에, 네덜란드, 이탈리아, 러시아, 터키, 일본, 미국, 멕시코,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아부다비 등 12월까지 세계 각국에서 그랑프리를 치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