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차량 반도체 부족 때문에 국내 5개 완성차 업체(현대차·기아·한국GM·르노삼성·쌍용차)의 지난달 내수 판매는 크게 감소했지만 수출은 호조를 보였다. 늘어난 수출 물량은 지난해 코로나 사태에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국내 5개 업체가 공개한 6월 판매 실적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국내와 해외에서 각각 13만4761대, 52만2786대를 판매했다. 국내 판매량은 지난해 6월과 비교해 23.6% 감소했지만 수출은 32.5% 증가했다. 이들 5개 업체의 국내외 총 판매량은 65만7547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1% 증가했다.
현대차(005380)의 경우 내수 판매(6만8407대)는 18.3% 감소했지만 수출(28만6002대)은 26.5% 증가했다. 현대차 측은 "반도체 공급난의 여파로 국내 판매는 감소했지만, 코로나 쇼크가 완화되면서 해외 판매는 반등했다"라고 말했다.
현대차 그랜저가 9483대 판매돼 단일 모델 중 가장 많이 판매됐고, 쏘나타(6127대)와 아반떼(5973대) 판매 호조에 힘입어 세단은 총 2만1630대 팔렸다. 레저용차량(RV)의 경우 팰리세이드가 4964대, 투싼 3338대, 싼타페가 2780대 팔렸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첫 전기차 아이오닉 5는 3667대가 판매됐고, 수소연료전지차 넥쏘는 751대 판매돼 누적 판매량이 1만5000대를 넘겼다. 제네시스는 G80 5357대, GV70 4138대, GV80 2070대 등 총 1만2905대가 팔렸다.
기아(000270)의 국내 판매 역시 17.9% 감소한 4만9280대에 그쳤다. 반면 해외 판매가 35.4% 증가한 20만4312대를 기록해 전체 판매량(25만3592대)은 20.2% 늘었다. 지난달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은 카니발(6689대)로, 10개월 연속 기아 월간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한국GM은 쉐보레의 트레일블레이저 수출이 큰 호조를 보였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동일한 차량 플랫폼을 공유하는 뷰익 앙코르 GX와 함께 6월 한 달간 총 1만5145대가 수출돼 전년 동기 대비 267.3% 증가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국내에서도 2671대가 판매돼 내수 판매를 견인했다. 덕분에 한국GM의 수출 실적은 2만1136대로, 지난해보다 27.1% 늘었다. 반면 내수 판매는 지난해보다 38.6% 감소한 5740대에 그쳤다.
르노삼성 역시 해외 판매가 껑충 뛰었다. 유럽 시장에 선보인 XM3(수출명 르노 뉴 아르카나)가 큰 호평을 받으면서 수출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르노삼성은 지난달 8556대를 수출했는데, 지난해 6월 수출 실적이 592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1년 새 수출 실적이 10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수출 물량 중 90%가 XM3(7679대)였다. 반면 국내 판매는 5610대로, 지난해 6월(1만3668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쌍용차의 내수 판매는 41.3% 감소했지만 수출은 지난해의 여섯배 수준으로 늘었다. 쌍용차는 지난달 국내에서 5610대, 해외에서 2780대를 판매해 총 8504대를 팔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