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의 국내사업본부와 자율주행 연구소가 있는 오토웨이 타워에서 11명의 직원이 코로나19에 집단으로 감염됐다. 내부에서는 방역이 느슨해진 상황에서 부서 회식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는데도 쉬쉬하다가 감염이 더 확산된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에서 코로나가 확산됐다. 피해가 집중된 것은 국내사업본부가 위치한 7층으로, 팀장급 인원 3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11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에 있는 오토웨이는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와 남양연구소에서 분리된 자율주행 연구소가 있는 그룹의 핵심 기지다. 앞서 현대차 양재동 본사와 남양연구소에서도 확진자가 나왔지만, 오토웨이에서 10명이 넘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조선일보 DB

감염자가 급증하자 현대차는 24일 강화된 재택근무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재택근무 명령에 명확한 기준 없이 '필수 인원은 출근하라'는 내용이 담긴 데다, 초기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며칠이 지나서야 재택근무 지침이 내려와 앞으로 확진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사내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많았다는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초기 확진자가 나온 부서가 방역수칙을 어기고 5인 이상이 저녁 회식을 가졌다는 지적이 나오는가 하면, 순환적으로 시행되던 재택근무 역시 명단만 올리고는 실제로는 출근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에도 현대차는 직원들에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고 음성인 경우 출근하도록 했다.

이런 내용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게시판에 다수 올라오면서 직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특히 집단감염이 발생한 오토웨이 타워가 현대차의 국내 사업과 미래 자율주행 사업을 이끌어가는 핵심 기지라는 점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 직원은 "현대차의 핵심 부서가 위치한 오토웨이 타워에서 온 국민이 지켜야 하는 방역조차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회사 차원에서 반성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확진자가 최초 발생한 이후 보건당국의 지침과 회사 매뉴얼에 따라 근무지를 소독하고 접촉자 검사, 자가 격리, 재택근무 등 필요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