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적용한 첫 전기차 ‘아이오닉 5’를 출시한 현대차(005380)가 전동화 모델의 품질을 강화하기 위해 전담 조직을 강화하고 나섰다. 전동화 전환 속도가 빨라지는 과정에서 품질에 대한 신뢰를 쌓지 않고서는 글로벌 경쟁에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결과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품질본부 내에 전동화품질사업부를 새로 만들었다. 기존 전동화품질실을 사업부로 승격하고 파워트레인품질사업부를 통합했다. 앞으로 내연기관차 모델 수를 줄이고 배터리와 수소연료전지를 동력으로 하는 전동화 모델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품질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개편안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조선일보 DB

현대차는 전기차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가솔린·디젤 등 내연기관차 모델 절반을 단종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현대차·기아·제네시스의 새로운 전기차(EV) 23종을 시장에 내놓고 전 세계적으로 연간 10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1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 안팎에서는 전동화품질사업부가 등장한 것을 두고 품질을 강조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회장은 올해 초 발표한 신년 메시지에서도 품질 관리를 강조했다. 그는 “현대차그룹의 모든 활동은 고객 존중의 첫걸음인 품질과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임직원과 협력사 모두 품질과 안전에 대해서는 타협하지 않는 자세로 완벽함을 추구할 때 비로소 고객이 우리를 신뢰할 수 있다”고 했다.

전동화품질사업부는 파워트레인품질사업부를 담당하던 최진안 전무가 이끈다. 최 전무는 현대차 품질경영실, 품질보증실을 거쳐 관련 업무의 전문성이 높은 인물이다.

신설된 전동화품질사업부의 책임은 막중하다. 이미 현대차의 고질적인 품질 이슈가 전동화 모델에도 상당수 불거진 상태다. 현대차는 코나일렉트릭에 수차례 화재가 발생한 이후 리콜을 결정했지만, 리콜 조치를 받은 차에서 또다시 화재가 발생하면서 차 가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전량 교체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아이오닉 5 일부 차량에서 냉각수가 누수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현대차는 승온(온도 상승) 히터 조립 불량으로 인해 누수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유효성 검증을 거치는 대로 조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