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 하반기에 아반떼의 고성능 모델인 '아반떼N'을 출시한다. N라인은 현대차의 고성능 모델이다. 현대차는 2022년까지 다양한 차급별로 총 18개 차종의 고성능 모델을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3일 환경부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아반떼 2.0 T-GDI에 대한 배출가스 및 소음인증을 마쳤다. 아반떼 2.0 T-GDI는 아반떼N에 탑재될 2.0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이다. 구체적인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선 최고출력 280마력, 최대토크 40kg.m의 성능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자동차 미국법인이 작년 11월 공개한 아반떼N(현지명 엘란트라N) 티저 이미지./현대자동차 제공

단순히 수치만으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제네시스 스포츠 세단인 G70의 2.0 가솔린 모델의 경우 최대출력은 252마력, 최대토크는 36.0kg.m다. 기존에 출시된 아반떼 일반 모델은 최고출력 123마력, 최대토크 15.7kg.m, 아반떼 N-라인은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kg.m의 성능을 낸다.

아반떼N에는 각 바퀴에 최적의 토크를 배분하는 전자식 차동제한장치, 주행 상황에 따라 배기음을 조절하는 능동 가변 배기시스템, 코너링 주행 시 미끄러짐을 줄여주는 N코너 카빙 디퍼렌셜 등 다양한 기술이 적용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고성능 브랜드 N의 차량 라인업을 'N'과 'N-라인'으로 나눠서 운영하고 있다. N-라인이 운전자가 일상적인 주행에서 스포티한 주행감을 느낄 수 있도록 일반 모델보다 다소 성능을 높인 정도의 준고성능 모델이라면, N은 경주용 트랙에서도 달릴 수 있을 만큼 강화된 섀시에 출력을 높인 엔진과 고성능 전용 변속기를 탑재한 모델이다.

올해 현대차는 코나 N과 i20N도 출시할 계획이다. 하반기에 아반떼 N을 출시하면 현대차의 N라인업은 기존의 벨로스터N, i30N과 더불어 5개 모델로 늘어난다. 준고성능 모델인 N-라인은 아반떼·쏘나타·투싼·코나 등이 있다. 현대차는 N과 N-라인 모델을 2022년까지 총 18개 차종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전기차나 수소차 등 친환경차를 기반으로하는 N모델도 출시될 전망이다.

현대차의 모든 N모델은 남양연구소의 고성능 전문가들에 의해 설계돼, 세계에서 가장 가혹한 주행 코스로 악명 높은 뉘르부르크링에서 검증을 거친다. N은 남양(Namyang)과 뉘르부르크링(Nurburgring)의 첫 글자를 따온 것이다.

현대자동차 미국법인이 작년 11월 공개한 아반떼N(현지명 엘란트라N) 티저 이미지./현대자동차 제공

처음에 현대차가 고성능 브랜드를 개발한다고 했을 때 업계에선 우려섞인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아우디 등 고성능 브랜드를 갖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레이싱 대회에 출전해 관련 기술을 수십년간 축적해왔으나 현대차는 경력이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BMW 출신 고성능차 전문가 알버트 비어만 사장과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을 직접 영입하는 등 N라인업 구축에 힘을 쏟아왔다. 고성능 모델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상징성이 크고 이를 통해 브랜드 파워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2019~2020년 2년 연속으로 세계 최고 권위 모터스포츠 대회로 꼽히는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서 제조사 부문 종합 우승을 거뒀다. WRC에서 같은 제조사가 연속해 우승한 것은 2016년(폭스바겐) 이후 4년 만이다. 정 회장이 진두지휘한 고성능차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벨로스터 N은 2019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로드 앤 트랙'이 선정한 '올해의 퍼포먼스 카'에 오르며 람보르기니 우라칸, 포르쉐 911, 맥라렌 600LT 등을 제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같은 호평은 판매 실적으로도 이어져 고성능 N모델은 첫 모델 출시 이후 올해 1분기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총 4만963대가 판매됐다. 마니아층이 주로 구입하는 모델로서는 적잖은 판매량이라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현대차가 준중형 세단 아반떼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코나에 고성능N 모델을 추가하는 것은 고성능차를 보다 대중화하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동화 전환이 빨라지더라도 고성능차는 오히려 내연기관차의 상징이 될 것"이라며 "특히 대중성 높은 모델을 기반으로 한 N모델 확대는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대중화의 핵심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