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셰가 작년 11월 출시한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은 포르셰 특유의 매끈한 디자인과 탁월한 성능을 바탕으로 고성능 전기차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억원이 넘는 가격에도 국내에선 매달 100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기 기간이 1년까지 늘어날 정도로 수요가 몰렸다. 출시 후 단숨에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드림카로 떠올랐다.
'옥의 티'로 지적된게 있다면 환경부가 인증한 주행가능 거리다. 환경부는 타이칸의 주행거리를 289㎞라고 했지만, 포르셰는 타이칸의 실제 주행거리가 350㎞ 정도라고 설명해왔다. 최근 포르셰는 타이칸 4S 미디어 시승 행사를 열었다. 강원 고성에서 출발해 홍천, 평창, 강릉, 양양을 거쳐 다시 고성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대관령 등 고개 3개를 넘고 해안도로와 고속도로를 다양하게 달렸다. '타이칸 4S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 모델을 타고 7시간 동안 350㎞를 몰아봤다.
외관부터 살펴보면 타이칸 4S는 준대형급 크기를 갖췄다. 전장(차의 길이) 4965㎜, 전폭(차의 폭) 1965㎜, 전고(차의 높이) 1380㎜로, 포르셰의 패밀리카로 꼽히는 파나메라와 비교해 전장은 85㎜ 짧지만, 전폭은 30㎜ 넓고, 전고는 45㎜ 낮다. 이에 전면은 더욱 넓고 평평해보이고, 측면과 후면은 경사진 루프라인으로 날렵한 인상을 준다. 911을 조금 길게 늘려놓은 듯한 디자인이다.
실내는 포르셰 최초로 가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소재로 만들었다. 차량에 탑승하면 조수석까지 이어진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눈에 띈다. 공조 장치와 블루투스 등 차의 여러 기능을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었다. 보통 내연기관차에서 기어 노브가 위치한 부분에도 차량 기능을 조작할 수 있는 터치 스크린이 있어 전기차 특유의 미래지향적인 감성을 살렸다.
본격적인 주행에 앞서 계기판을 확인해보니 배터리 잔량이 94%, 384㎞로 표시돼 있었다. 에어컨과 통풍시트 등을 최대한 활용해 실생활과 비슷한 환경에서 주행했다. 에어컨은 7시간 내내 20도로 설정해뒀다.
인상적인 점은 내연기관차와 주행 질감이 거의 비슷하다는 것이다. 일정할 속도로 달리다가 엑셀에서 발을 뗐을 때 속도가 매우 서서히 감소했고, 거의 일정 속도를 유지하며 움직일 정도로 이질감이 없었다. 전기차는 보통 가속페달에서 발을 뗐을 때 급격하게 속도가 줄어드는데, 타이칸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전기차답게 조용하고, 매끄럽게 움직였다. 모터 구동음은 다소 들리지만 노면 소음이나 풍절음은 잘 차단된다.
해발 1000m가 넘는 운두령·구룡령·대관령 등 와인딩 구간에서는 동력성능, 코너링과 회생제동 성능을 모두 시험해볼 수 있었다. 가파른 경사와 더불어 좁고 급격한 코너를 연속적으로 빠져나와야 했기 때문이다. 코너링 구간은 자칫 잘못하면 마주오는 차와 부딪히는 것 아닐까 걱정될 정도로 급격하게 구부러졌는데, 회전반경이 작아 정확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타이칸의 중량은 2270㎞에 이르지만 언덕에서도 폭발적인 성능을 냈다. 주행모드를 굳이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지 않아도 급경사를 빠르고 힘있게 올라갔다. 내리막에서는 브레이크나 엑셀을 덜 사용하고 관성을 이용해 운전하는 방법이 권장됐다. 내리막길을 다 내려오고 나면 3% 정도 배터리가 충전됐다.
와인딩 코스에선 회생제동을 통해 주행거리가 늘어났지만, 고속도로에서 비슷한 속도로 꾸준히 주행하는 방식은 주행거리를 늘리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회생제동을 하기에 어려운 환경인데다, 급가속을 반복하면 배터리 충전량이 빨리 닳기 때문이다. 고속도로 주행시에는 낮은 무게중심과 낮게 위치한 배터리 덕분에 차가 노면을 꽉 잡고 달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타이칸 4S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는 최대출력 571마력, 최대토크 66.3kg.m의 성능을 낸다.
주행가능 거리가 30여㎞ 밖에 안 남자 당장 충전하라는 경고 문구가 떴다. 타이칸 4S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에는 93.4kWh 용량의 배터리가 탑재됐으며 충전시 5%에서 80%가 되기까지 23분가량 걸린다. 국내 판매 가격은 1억456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