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기업으로 전환하려는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전기차로의 전환은 승용차에 이어 상용차로 확대되고 있으며 수소차 시장으로 진출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자동차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전세계 친환경차 판매는 전년 대비 45% 급증했으며 수소차 시장에서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현대차(005380)와 도요타에 이어 BMW, 볼보 등이 최근 수소연료전지 트럭 개발을 선언했다.

현대차의 수소차 넥쏘. /현대자동차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 내부에 들어가는 소재들과 마케팅에도 친환경 가치를 실현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부분이 시트다. 기존 차업계에서는 부드러운 천연 가죽을 활용해 착석감을 높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동물 가죽 대신 인조가죽이나 합성소재를 쓰거나 식물성 천연 원료를 사용해 환경 보호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아우디가 지난 2월 공개한 순수 전기 스포츠 세단 e-트론 GT는 실내에 가죽 대신 재활용 소재를 활용했다. 시트 커버는 인조가죽과 캐스케이드 소재를 조합하거나, 인조 가죽과 다이나미카 극세사 혼합 소재를 사용해 아우디 전기차의 친환경적인 성격을 강조했다. 지난 4월 공개된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Q4 e-트론도 재활용 폴리에스테르를 사용한 시트커버와 친환경 직물 소재의 조수석 장식 트림 패널을 제공한다.

아우디 Q4 스포트백 e-트론.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BMW의 전기 해치백 i3는 유칼립투스 나무를 내장재로 사용한다. 유칼립투스는 이산화탄소를 가장 잘 흡수하면서도 성장이 빨라 인공조림 사업에 널리 쓰인다. 유칼립투스와 함께 BMW는 식물에서 채취한 작물소재 '케나프'를 도어 패널과 대시보드에 적용했다. 재규어랜드로버도 지난해부터 합성섬유 생산업체 아쿠아필과 함께 차량 내 친환경 소재 개발 협업을 맺고 바닥매트 등 내장재를 개발 중이다.

브랜드의 친환경 행보를 강조한 마케팅도 활발하다. 차량과 크게 관련이 없는 이벤트라도, 환경 관련 소비자 마케팅 활동을 통해 '환경을 생각하는 차량 제조업체'라는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볼보는 달리면서 쓰레기를 줍는 친환경 러닝 캠페인 '플로깅'을 진행했다. 3000명이 구매 및 기부에 동참해 약 6000만원의 판매 수익금을 올렸고, 여기에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추가 기부금을 더해 총 3억원을 환경재단에 기부했다.

한국토요타는 지난 15일 '토요타 주말농부'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와 함께 친환경 농법으로 작물을 재배하고 수확물의 일부를 사회복지법인에 기부하는 친환경 프로젝트다. 참여하는 소비자들은 친환경 농법을 배울 뿐만 아니라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자원을 재활용하는 등 '제로 웨이스트 미션'에도 참가하게 된다.

2021 토요타주말농부 이벤트. /한국토요타

올해 첫 전용전기차 아이오닉 5,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를 선보이고 수소차 넥쏘를 통해 글로벌 수소차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현대자동차도 국내 대표 친환경 자동차 브랜드 이미지 굳히기에 나선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부터 유엔개발계획(UNDP)과 체결한 '포 투모로우' 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다. 교통·주거·환경 등 글로벌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제안받고 크라우드소싱을 통해 현실화하는 방식의 캠페인이다. 현대차는 참가자가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친환경 활동을 통해 숲 조성 프로젝트에 기부할 수 있는 사회공헌 캠페인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달 초 탈플라스틱 실천 운동 '고고챌린지'에 참여한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지속가능한 사회와 환경을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천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 확대와 수소캠페인도 그 연장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