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준대형 세단 그랜저와 기아 K8의 첫 달 판매 경쟁에서 그랜저가 완승했다. K8은 기아가 K7을 완전변경한 모델로, 이름까지 바꾸고 기아의 새 로고를 달아 지난달 8일 출시한 야심작이다. 기아는 이달 들어 K8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하면서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서고 있지만, 첫 달 판매량이 그랜저의 절반 수준에 그쳐 당분간 그랜저 독주 현상이 깨지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9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지난달 그랜저는 9684대, K8은 5017대가 판매됐다. K8은 지난 1, 2, 3월에 각각 1709대, 1528대, 2474대가 팔렸는데 4월 출시 직후 판매량이 배 이상 뛰었다. 그럼에도 그랜저의 맞수로는 부족했던 셈이다. 그랜저는 지난 1월 8081대, 2월 8563대, 3월 9217대가 판매됐다. 2019년 말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된 후 국내 승용차 판매 1위를 꾸준히 지키고 있다.
K8이 그랜저를 겨냥해 출시되긴 했지만 두 차종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차체 크기는 거의 비슷하나, 엔진 라인업은 엔트리 모델을 제외하고 약간의 차이를 뒀다. 그랜저는 2.5 가솔린, 3.0LPi, 3.3 가솔린으로 구성된 반면, K8은 2.5 가솔린, 3.5 가솔린, 3.5LPI로 구성됐다.
이에 K8의 최고 가격은 그랜저보다 다소 높다. K8 판매 가격은 3280만~4610만원, 최근 출시된 2021년형 그랜저는 3303만~4489만원이다. 최고 사양에 풀옵션을 추가하면 K8은 5014만원, 그랜저는 4869만원으로 K8이 150여만원 더 비싸다.
옵션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그랜저의 기본 사양이 보다 잘 갖춰져 있다. 예를 들어 그랜저는 12.3인치 클러스터가 기본 사양으로 탑재돼 있지만, K8의 하위 트림인 노블레스 라이트의 경우 8인치 클러스터가 기본이고 150만원을 추가해야 12.3인치 클러스터를 적용할 수 있다.
이달 K8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은 출시 첫 달이어서 물량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던 데다, 판매 일수가 며칠 적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기아는 5월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했고, 그랜저는 2021형년 모델을 출시해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K8 하이브리드는 최고 출력 180마력, 최대 토크 27.0kgf·m의 1.6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과 최고 출력 44.2kW, 최대 토크 264Nm의 구동모터,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특히 1.6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은 이전 K7 2.4 하이브리드 엔진의 최고 출력(159마력)과 최대 토크(21.0kgf·m) 대비 각각 13%, 29% 향상된 성능을 갖췄다.
또 구동모터의 효율을 높이고 12V 보조배터리 통합형 고전압 배터리를 적용해 차의 중량을 줄여 K7 하이브리드의 복합연비(리터 당 16.2㎞) 대비 약 11% 높은 리터 당 18.0㎞를 달성했다.
2021년형 그랜저는 새로운 트림 '르블랑'을 추가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아울러 기존 모델들 대비 안전, 편의사양은 추가한 반면 가격 인상은 최소화했다. 프리미엄 트림의 경우 이중접합 차음유리, 자외선 차단 유리를 기본 적용하고, 익스클루시브 트림은 리모트 360도 뷰(내 차 주변 영상) 기능을 기본 적용했다. 가격 인상은 9만~25만원 선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