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1t 트럭인 현대자동차 포터와 기아 봉고의 전기차(EV) 모델이 누적 판매 2만대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전기차의 특징인 정숙함과 저렴한 연료비가 장점인 데다, 보조금 혜택이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년부턴 전기 트럭이 화물차 영업용 번호판을 신규 발급받지 못하게 되면서 특히 올해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14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2019년 12월 포터EV, 작년 1월 봉고EV가 출시된 후 지난 4월까지 각각 1만5149대, 8939대로 총 2만4088대가 판매됐다. 올 1~4월 포터EV 판매량은 5988대, 봉고EV는 3582대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23%, 185% 증가했다. 작년 한 해 동안 포터EV는 9037대, 봉고EV는 5357대가 판매됐는데, 작년 한 해 판매량의 3분의 2 이상을 올 1~4월 동안 판매한 셈이다.
판매량은 특히 올해 전기차 보조금이 확정된 2월을 기점으로 급증했다. 서울시에서 포터EV나 봉고EV를 구매하면 국고 보조금 1600만원과 지자체 보조금 800만원 등 총 24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포터EV 출고 가격은 4000만~4300만원인데 보조금을 받으면 1600만~1900만원 대로, 내연기관 포터(1700만~2300만원)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이에 지난 1월 56대에 그쳤던 포터EV 판매량은 2월 1895대, 3월 2462대로 늘었다. 봉고EV 판매량도 1월 22대에서 2월 1446대, 3월 1159를 기록했다.
다만 4월 판매량은 2~3월에 비해 다소 감소했다. 지난달 포터EV와 봉고EV는 각각 1575대, 955대 판매됐는데, 정부의 전기 화물차 구매 보조금이 일찌감치 소진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이날 '저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서울시는 올해 전기 화물차 보조금 지원 물량을 1600대(일반)로 잡았는데, 지금까지 1676대가 접수된 상태다. 부산·인천·대전·울산 등 주요 광역시에서도 보조금 지원 물량보다 접수 대수가 더 많다.
전기 화물차는 전기차 특유의 정숙함과 더불어 출력이 여유로워 힘이 부족하지 않다는 점이 장점이다. 각종 세제혜택과 고속도로 통행료·주차비 할인도 받을 수 있다. 디젤 연료보다 충전에 드는 비용은 절반 이상 저렴하다. 100㎞를 주행할 때 전기차의 경우 급속 충전으로 약 5000원이 드는 반면, 디젤은 1만원 이상이 필요하다.
특히 올해 전기 화물차 판매가 급증한 것은 내년부터 전기 화물차에 화물 영업용 면허를 더이상 발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종전에는 사업용 화물차 과잉 공급을 막기 위해 신규 허가를 금지했다가, 2018년 11월부터 1.5t 이하 전기차의 경우 새롭게 허가를 내줬다. 그러나 최근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법사위를 통과하며 이같은 혜택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 때문에 중고 전기 화물차가 신차보다 더 비싸게 판매되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포터EV 중고차는 2500만~270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기아 봉고EV 중고차도 2560만~27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