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이달 유럽 시장에 진출한다. 최근 제네시스는 신규 시장 개척을 위해 중국에 진출한 데 이어, 자동차의 본고장이라 불리는 유럽에서 현지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진검승부를 벌이게 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이날 유럽 시장에서 브랜드 출범을 공식화하고 현지 언론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진행한다. 제네시스는 작년 3분기 ‘제네시스 모터 유럽(GME)’을 설립하는 등 유럽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본격적인 차량 판매는 하반기부터 시작하고 우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며 딜러망 구축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GV80./현대자동차 제공

제네시스 유럽 법인 홈페이지에는 현재 대형 세단 G80과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V80 두 차종이 소개돼 있다. G80·GV80을 먼저 유럽시장에 선보인 후 점차 차종을 확대해나가겠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가장 최근에 출시된 중형 스포츠세단 G70과 중형 SUV GV70의 경우 추후 BMW 3시리즈와 아우디 A4 등 인기 차종과 현지에서 직접 경쟁하게 된다. 전기차인 G80e와 GV60도 하반기 공개가 예정돼 있다.

제네시스가 글로벌 시장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과 더불어 수익 구조를 개선하는 것과도 직결된다. 프리미엄 차종인 만큼 평균 판매 단가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제네시스가 북미, 중국, 유럽 등 세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고급 브랜드로 완벽히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된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G80과 GV80의 인기로 전년 대비 46% 증가한 12만8000대를 판매했다. 올해 판매 목표는 20만대다. 신차 출시와 더불어 글로벌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판매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G80e./현대자동차 제공

앞서 제네시스는 미국 시장에 G80과 GV80을 출시해 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GV80의 경우 1분기(1~3월) 누적 판매대수 4482대를 기록했으며, 사전계약만 2만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품질에 대해서도 꾸준히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미국의 품질조사 기관인 JD파워가 진행한 신차품질조사(IQS)에서는 지난 2017년부터 4년 연속 프리미엄 브랜드 1위를 기록했다. 작년에는 내구품질조사(VDS)에서 렉서스를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다만 제네시스가 유럽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의 아성을 깨려면 보다 장기적으로 보고 전략을 짜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제네시스보다 먼저 유럽 시장에 진출한 도요타 등 일본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현지에서 고전하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유럽 시장을 80% 이상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제네시스가 품질에 대해선 인정받고 있는 추세지만 소비자들이 브랜드에 호감을 갖고 충성하게 하기 위해선 여유를 갖고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