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사무소 A&P

인천지방법원은 2026년 2월 12일 선고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금 반환 청구 사건에서, HUG가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 2억 1,15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임대차계약서상 일부 보증금 감액 기재가 전세금안심대출보증약관 제2조 제5호, 제13조 제4항, 제15조 제1항에서 정한 면책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HUG 측은 최초 계약과 갱신 계약 사이의 보증금 차이를 근거로 임대인과 임차인이 맺은 갱신계약이 허위 또는 사기계약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보증책임을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보증금 차액의 규모, 감액의 경위, 계약의 연속성, 실제 금전 수수 정황, 임차인의 점유 및 거주 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단순한 감액 기재만으로 이를 곧바로 허위계약이나 사기행위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전세보증금 반환의 청구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보아 임차인의 청구를 인용했다.

- 대항력 판단 기준 재확인

재판부는 대항력 유지 여부에 대해서도 기존 대법원의 법리에 따른 명확한 기준을 재확인했다.

임차인 본인의 주민등록이 일시적으로 다른 곳으로 이전되었더라도, 가족의 주민등록이 종전 주택에 유지되어 있고 실제 점유 관계가 단절되지 않았다면 이를 곧바로 주민등록 이탈로 볼 수 없으며, 임대차의 제3자에 대한 대항력이 상실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는 최근 실무에서 임차인 본인의 주민등록 이전만을 근거로 대항력 상실을 주장하는 사례들에 대해 실질적 판단 기준을 다시 한번 제시한 판결로 평가된다.

- "약관은 수단일 뿐, 제도의 취지를 대신할 수 없다"

이번 사건은 법률사무소 A&P(에이앤피)의 박사훈 대표 변호사가 총괄하고, 홍수진 변호사와 장효정 변호사가 수행했다.

박 변호사는 과거 기고를 통해 "공적보증제도가 약관 문언 중심으로 과도하게 축소될 경우 이는 '약관으로의 후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해 왔다.

그는 이번 판결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공적보증은 공공 기금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제도입니다. 약관은 제도의 취지를 구현하기 위한 수단이지, 그 취지를 대신하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번 판결은 개별 사건의 구체적 사실관계를 중심으로 보증책임을 판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이어 그는 HUG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HUG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사실상 마지막 사회적 안전망입니다. 그 공적 기능은 분명히 존중되어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다만 공적보증의 해석이 약관 문언에만 머무를 경우 제도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번 판결은 공적보증의 취지와 책임 범위를 정교하게 재확인한 사례입니다. 제도의 신뢰가 더욱 단단해지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어지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