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M&A)을 추진하던 중고 의류 수거 스타트업 리클의 인수가 확정됐다.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지 약 1년 8개월 만에 회생 절차에 들어간 리클은 M&A를 통해 경영 정상화에 나섰다. 기존 투자자들도 투자금을 회수할 여지가 생겼다.
8일 스타트업 업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블록체인 사업을 병행하는 핀테크 기업이 리클의 최종 인수 예정자로 선정됐다. 리클은 인수 의향서 접수 결과를 보고하고 최종 인수 예정자 선정 허가를 요청하는 서류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했다. 현재 법원의 허가를 비롯한 세부 절차가 진행 중이며 거래 조건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2021년 첫 서비스를 시작한 리클은 소비자가 문 앞에 내놓은 헌 옷을 수거해 검수한 뒤 보상하고, 상품성 있는 의류를 온·오프라인에서 판매하는 스타트업이다. 2022년 매출 3억8000만원에 머물렀으나 2024년 61억원으로 2년 만에 15배 이상 증가했고, 같은 해 시리즈A(35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와 세마인베스트먼트, 젠티움파트너스, 빅베이슨캐피탈 등이 참여했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당시 ESG 투자 전용 펀드인 '스마일게이트녹색성장3호펀드'를 통해 미래 환경 산업 분야인 리클에 투자했다.
하지만 리클은 투자받은 지 2년도 되지 않아 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방문 수거부터 검수·분류·보관·재판매까지 직접 운영하면서 조직 규모가 한때 120여 명까지 커졌고, 물류 인프라 확충으로 고정비 부담도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내부 인사 문제와 외부 투자 유치 무산 등이 겹치면서 유동성 위기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기준 리클 유동부채는 약 35억9000만원으로, 유동자산(약 6억8000만원)을 5배 웃돈다.
리클을 인수한 곳은 블록체인 사업을 병행하는 핀테크 기업이다. 시장은 금융·블록체인과 중고 의류 수거·판매라는 이종 사업의 결합이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누적 사용자 400만명과 누적 수거량 약 2550만벌을 기록한 리클의 의류 수거·검수 체계와 온·오프라인 재판매 채널은 순환 경제 분야 진출 기반으로 활용될 수 있다.
아울러 핀테크 기업이 보유한 결제·정산 기술을 리클의 의류 수거·검수·보상·재판매 과정에 접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블록체인을 활용해 의류의 수거·검수·유통 이력을 기록하고 거래 투명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사업 간 접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구체적인 기술 적용과 서비스 연계 방안은 M&A 절차가 마무리된 뒤 결정될 전망이다.
M&A가 성사 단계에 접어들면서 기존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법인이 파산하면 채권 변제를 마친 뒤 남는 재산이 있어야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지만, 회생 절차 M&A는 기업이 지속된다는 가치를 바탕으로 인수 대금을 유치한다는 점에서 회수 가능성과 규모가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며 "다만 인수 대금이 채권 변제 등에 우선 사용되고 기존 주식에 대한 감자가 이뤄질 수 있어 실제 회수 여부와 규모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