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가 탄탄한 제조업·물류 인프라에 공공 자본을 결합해 '글로벌 스타트업 허브'로의 도약에 나섰다.

단순한 지역 내 창업 지원을 넘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원국과의 공동 투자 및 교차 액셀러레이팅을 통해 창업 생태계의 판을 세계로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박훈기 부산연합기술지주(BUH) 대표는 1일(현지 시각)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2026 APEC 중소기업 혁신·협력 워크숍'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전통 산업 인프라와 지자체의 과감한 투자가 결합하며 부산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급성장하고 있다"며 "올해는 BUH가 투자한 125개 스타트업이 실질적인 글로벌 진출 성과를 거두는 데 모든 역량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APEC 차이나 2026'의 일환으로 열린 이번 워크숍은 회원국 간 중소기업 혁신과 초국경 투자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박 대표는 '글로벌 창업 허브로 성장하는 부산' 세션의 핵심 연사로 나서 아태지역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박 대표가 꼽은 부산의 핵심 경쟁력은 확실한 산업 기반과 시 차원의 역동적인 생태계 조성 의지다. 글로벌 항만 도시로서 해양·물류 인프라가 탄탄한 데다, 16개 지역 대학이 개발한 기술과 인재 풀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현재 부산에는 1만1000개 이상의 기술 스타트업이 활동 중이며, 조성된 펀드 규모만 1조1000억 원에 달한다. 95곳의 지원 시설에서는 매년 150여 개의 맞춤형 창업 프로그램이 가동되고 있다.

이 생태계의 컨트롤타워가 바로 BUH다. 부산시와 16개 대학이 공동 설립한 실무형 육성 플랫폼으로, 공공 자금과 민간 벤처캐피털(VC)의 전문성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

성과는 숫자로 입증됐다. 지난 10년간 시가 투입한 초기 자본 80억 원을 마중물 삼아 125개 기업에 투자했고, 총 850억 원 이상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했다. 투입 자본 대비 10배가 넘는 수익을 내며 공공 투자 모델의 모범 답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굴착기 친환경 전환 스타트업 '엘렉트(ELLECT)'다. 아이디어 단계의 창업자를 발굴해 대학 기술 이전과 시드(seed) 투자를 연계했고, 정부 연구개발(R&D) 과제 수주를 거쳐 약 40억원에 달하는 후속 투자를 이끌어냈다. 엘렉트는 오는 10월 열리는 BUH의 맞춤형 글로벌 진출 프로그램 '오션게이트 2026'을 통해 본격적인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선다.

다만 박 대표는 지역 생태계의 자체 성장만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의 지방 도시라는 울타리를 넘어 스케일업(Scale-up, 성장)하려면 해외 시장과의 연결성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박 대표는 "APEC 회원국들에 시장 접근성 확대, 실증 테스트베드 공유, 국가 간 크로스보더(Cross-border) 투자를 강력히 제안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광저우가 강력한 물류 인프라로 세계 교역의 중심이 되었듯, 부산 역시 산업 자산에 혁신을 더해 새로운 동력을 만들고 있다"며 "이번 워크숍을 계기로 전 세계 혁신가들이 우수 기업을 찾기 위해 부산으로 모여드는 진정한 아시아 스타트업 허브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