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소상공인과 로컬 기업을 지역발전의 핵심 주체로 육성해 지역소멸에 대응해야 합니다. 소상공인 정책도 단순한 보호와 매출 지원을 넘어, 사람들이 지역에서 일하고 살고 즐길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도시정책으로 확대해야 합니다."

'골목길 경제학자' 모종린 연세대 교수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의 성수동: 지역소멸 대응의 새로운 모델' 간담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는 박주민·최기상·정태호·김동아·김남준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모 교수는 지역소멸을 단순한 인구 감소가 아닌 '직주락(職住樂) 근접'이 가능한 도시가 사라지는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업단지와 공공기관 이전, 교통 인프라 등 대규모 사업만으로는 사람들이 머물고 싶은 상권과 생활서비스를 만들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대표 사례로 서울 성수동을 꼽은 모 교수는 "성수동의 변화는 카페, 팝업스토어, 붉은 벽돌 건물 같은 외형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라며 기존 제조업과 작은 공장, 골목과 낡은 건물을 기반으로 창작자와 소상공인이 새로운 공간·상품·서비스·브랜드를 만들면서 로컬 생태계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성수동은 상권과 로컬 브랜드 생태계가 형성된 뒤 창업자와 기업, 일자리, 주거와 정주 인구가 뒤따르는 도시발전 경로를 보였다. 모 교수는 이를 '소상공인과 로컬 기업→상권과 생활문화→창업자와 기업→일자리·주거·정주 인구'로 설명하며 상권을 새로운 기업과 산업을 만들어내는 '콘텐츠 생산지'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 교수는 또한 현대카드의 강원도 봉평장, 광주 1913송정역시장 프로젝트와 서울시 로컬 브랜드 상권 육성사업 등을 사례로 들며,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상인과 지역 자원을 콘텐츠와 브랜드로 전환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 역시 시설·행사·유명 브랜드 유치에 그치지 않고 소상공인의 창업과 로컬 기업 성장을 위한 공간, 인력·금융·판로를 함께 조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모 교수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소영 의원과 관련해서는 기후·환경 분야의 전문성을 중소기업·소상공인 정책과 연결해 새로운 정책 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기후·환경·에너지 분야 전문가로 기후환경 전문 변호사와 기후솔루션 부대표를 지냈고,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간사로도 활동했다. 반면 중소기업·벤처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는 만큼, 모 교수는 환경과 지역경제를 접목한 정책에서 새로운 역할을 찾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모 교수는 "가까운 곳에서 생산하고 소비하는 로컬 푸드는 장거리 운송과 복잡한 유통을 줄인다"며 "지역의 재료와 기술을 활용하는 로컬 기업과 오래 쓰고 고쳐 쓰는 제품을 만드는 장인 기업을 자원순환의 주체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