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를 바짝 쫓으며 몸집을 불리던 CJ ENM(035760)의 '티빙'이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바로 개인정보 유출 사고다.

티빙은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은 이용자들에게 자사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쿠폰 형태의 보상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용자 이탈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플랫폼 내에 머무르게 함으로써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겠다는 복안이다.

/티빙 홈페이지 캡처

31일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지난 5월 말 발생한 티빙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피해 이용자들에게 1만원 안팎의 티빙 이용권 또는 쿠폰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보상 규모와 지급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티빙에서는 고객 아이디와 이름, 생년월일, 연계정보(CI), 전화번호, 이메일 등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피해 이용자 규모는 약 1980만명으로 추정된다.

현재 유력하게 검토되는 보상안의 핵심은 티빙 서비스 이용권이다. 고객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제공하면서 자연스럽게 서비스 이용을 이어가도록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 보상과 이탈 방지를 동시에 고려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지난 1월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피해 고객에게 자사 상품과 쿠팡이츠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5만원 상당의 이용권을 지급한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문제는 '보상받으려면 다시 티빙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미 개인정보 유출에 실망해 서비스 탈퇴를 고려하는 고객에게는 쿠폰이 온전한 보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수 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탈퇴하고 싶은데 보상을 받으려면 또 해당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고, 재구매를 유도하는 방식에는 보상의 구멍이 있다"며 "기업의 매출을 발생시키는 구조를 만드는 보상은 순수한 피해 보상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보상과 판촉(마케팅)을 구분해 보상안을 만들고, 탈퇴를 원하는 고객과 계속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고객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티빙 입장에서는 보상 문제만큼이나 시기도 부담이다.

티빙은 올해 2분기 매출 1407억원, 영업이익 60억원을 기록하며 2020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냈다. KBO리그와 오리지널 콘텐츠 흥행을 앞세워 이제 막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상황이다.

CJ ENM 전체 실적에서도 티빙의 존재감은 커졌다. CJ ENM은 2분기 영업이익 33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16.9% 증가했다. 특히 티빙이 포함된 미디어플랫폼 부문은 110억원의 이익을 내며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이제 막 흑자 궤도에 올라선 티빙으로서는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보상 비용과 향후 제재가 부담이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사고 원인과 피해 규모, 개인정보보호법상 안전조치 의무 이행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어 과징금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앞서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6246억원 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장현경 티빙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지난 6일 CJ ENM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향후 과징금 등이 재무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넷플릭스를 추격하며 성장세를 이어가던 티빙에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일시적인 변수로 끝날지, 수익성 개선에 제동을 거는 악재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티빙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보상 규모와 지급 방식은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