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 부처에 걸쳐 있는 31조원 규모의 중소기업 지원사업 효율화에 나섰다. 중복 사업과 성과가 낮은 사업은 줄이고, 절감한 재원을 성장 가능성이 큰 중소기업과 신안보·제약바이오 등 신성장 분야 혁신기업에 집중 투입한다.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부처는 27일 재정운용전략협의회에서 '전 부처 중소기업 지원사업 효율화 방안'과 '신성장 분야 혁신기업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중소기업 지원사업은 중기부를 비롯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부 등 22개 부처가 671개 사업, 31조원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이 가운데 17개 부처의 472개 사업, 25조5000억원을 효율화 대상으로 정했다.
◇中企 지원사업 대대적 손질…중복·저성과 사업 정리
핵심은 '선택과 집중'이다. 정부는 대상 사업 472개 가운데 232개를 조정해 88개 사업은 통폐합 또는 폐지하고, 144개 사업은 예산을 감액한다. 이를 통해 총 4조원의 예산을 절감할 계획이다.
먼저 유사·중복 사업을 통폐합한다. 지원 내용이 겹치거나 목적과 대상이 같은 사업을 하나로 묶어 사업 수를 19개 줄이고 2조4000억원을 절감한다. 소액·나눠주기식 지원도 손본다. 50억원 미만 소액사업 196개는 통폐합 등을 통해 53개를 줄이고 1309억원을 절감한다. 기업당 5000만원 미만을 지원하는 사업도 12개를 폐지하고 32개를 감액해 2760억원을 줄인다.
성과가 낮거나 관행적으로 이어진 사업도 정리한다. 최근 4년 성과평가에서 미흡한 83개 사업 가운데 13개를 폐지하고 31개를 감액해 4819억원을 절감한다. 목표 달성이나 경제 여건 변화로 필요성이 낮아진 사업도 폐지하고 감액해 8452억원을 아낀다.
절감한 4조원은 다시 고성과, 핵심 중소기업 사업에 투입한다. 정부는 매출·고용 증가율 등 기업의 성장성과 AI 기반 성장잠재력을 평가해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을 선별하고, 성과가 높은 핵심 사업에 재원을 집중할 계획이다.
지역 중소기업 지원도 강화한다. 비수도권을 인구감소, 낙후도 등을 고려해 3개 그룹으로 나누고, 국비 지원 한도와 국비·지자체 매칭 비율을 차등 우대할 예정이다.
◇신성장 분야 中企 육성…"지원체계도 맞춤형·장기간으로"
정부는 신성장 분야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방식도 바꾼다. 기존의 일회성·보조금 중심 지원에서 벗어나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춘 '맞춤형·묶음·장기간' 지원으로 전환한다.
중기부는 기획예산처를 비롯해 국방부·방위사업청, 보건복지부, 기후에너지환경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부처와 협업해 신안보·제약바이오·기후테크·K소비재 분야 혁신기업을 집중 육성한다.
또한 내년부터 신성장 분야 혁신기업 300개사를 매년 발굴한다. 선정된 기업에는 전문 컨설팅과 사업화·금융·수출·인력·기술개발(R&D) 등 성장에 필요한 지원을 묶어 최대 5년간 100억원 이상을 지원한다.
특히 2년간 지원한 뒤 단계별 목표인 '마일스톤' 달성 여부를 평가하고, 성과가 확인된 기업에는 추가 3년간 지원한다. 한 번 지원하고 끝내는 방식이 아니라 성장 과정을 지켜보며 후속 지원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기획예산처와 중기부는 2027년 정부안에 관련 예산 2388억원을 반영했다.
노용석 중기부 제1차관(장관 직무대행)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중소기업 지원 예산이 꼭 필요한 곳에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신성장 분야의 중소기업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해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실질적 성과를 반드시 창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