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기업이 그 지역의 매력과 경쟁력을 높이고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역할을 합니다. 이후 다양한 기업들이 모이고,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김정주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정책관은 지난 14일 조선비즈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수도권 1극 체제로 상권이 집중되면서 수도권 소상공인은 과당경쟁에, 비수도권 상권은 쇠퇴에 직면한 상황에서 지역 고유의 자원에 창의성을 더하는 '로컬 기업'이 지역 상권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로컬 기업은 비수도권에 기반을 둔 소상공인이나 기업을 의미하지만, 단순히 사업장이 지역에 있다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 자연, 특산물, 공간 등 고유한 자원에 창의적인 상품과 서비스, 콘텐츠를 더해 차별화된 가치를 만드는 사업체다.
김 정책관은 로컬 기업을 키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를 지역 상권 전체의 성장으로 확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개별 기업의 성공이 주변 상권으로 퍼지고, 다시 소비자를 지역으로 끌어들이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정책관은 K콘텐츠를 활용해 지역 문화·관광과 로컬 기업을 연결하는 전략도 중요하다고 했다. 최근 부산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 공연을 통해 K콘텐츠가 지역 소상공인 매출과 관광 소비를 끌어올리는 효과도 확인했다.
김 정책관은 "문화체육관광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와 K콘텐츠와 지역 상권을 연계한 경제 활성화 방안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 정책관과의 일문일답.
―수도권과 지방의 상권 격차가 커지고 있다. 지역 소상공인의 현실은.
"수도권 1극 체제로 상권이 집중되면서 수도권은 과당경쟁, 지방은 상권 쇠퇴라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국 상권을 보면 매출과 유동인구가 많은 핵심 상권의 3분의 2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수도권 상권 상인의 월평균 매출은 지방의 약 2배이고, 서울은 지방보다 3.6배 정도 많다.
다만 지방 상권에도 새로운 기회가 생기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보다 경험과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가 늘면서 이색적인 공간, 미식, 희소성있는 여행을 찾아 지역 고유의 매력을 소비하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다. 외국인 관광객도 과거 서울 중심에서 벗어나 서울에서 부산·대구 등 지방으로 이동해 지역의 문화와 먹거리를 즐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로컬 기업이 왜 중요한가.
"지역의 경쟁력은 산업이나 소득창출 기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지역에 다양한 자영업자가 있고, 이들이 창의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면 주민 삶의 가치가 높아지고 외부 소비자도 지역을 찾게 된다.
로컬 기업은 지역에 터를 잡고 고유한 자원에 창의성을 더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기업이다. 대전 성심당, 부산 모모스커피 같은 '로컬 앵커 기업'은 그 지역 자체의 매력을 높이고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핵점포' 역할을 한다. 특히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는 정주인구뿐 아니라 지역을 찾아와 머물고 소비하는 '체류형 소비층'을 얼마나 유입시키느냐가 중요하다. 결국 로컬 기업의 경쟁력이 지역상권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중기부의 로컬 기업, 상권 육성 정책은.
"로컬 기업의 성장은 출발점이다. 이후 지역의 노포와 주민, 정부, 다른 상인들이 함께 지역의 테마와 비전을 만들고 상권을 하나의 브랜드로 키워야 한다. 중기부는 로컬 기업의 창업부터 사업 고도화, 해외 진출까지 성장단계별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1차 '모두의 창업'에서 로컬 분야 1000개사를 선정했고, 2차에서는 2000개사를 추가 선정·지원할 예정이다. 유망 골목상권 1000곳을 발굴하고,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상권인 '글로컬 상권' 17곳과 미식·문화유산·액티비티 등 테마형 콘텐츠를 갖춘 '로컬테마상권' 50곳도 조성한다."
―로컬 기업이 성장하려면 투자와 자금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
"로컬 기업 투자를 위한 '립스(LIPS)'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팁스처럼 민간 투자사가 성장 가능성이 있는 소상공인에게 먼저 투자하면 정부가 후속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방 권역별 투자사를 통해 유망 로컬 기업을 발굴하고 투자·보육하는 체계도 강화한다. 지역성장펀드와 연계해 2030년까지 로컬 창업 전용펀드 2000억원을 조성해 성장 기반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K콘텐츠의 세계적 인기를 지역 상권으로 끌어오는 전략도 필요해 보인다.
"BTS의 부산 공연에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난 6월 12~13일 공연 전후 2주간 부산 전체 소상공인 매출이 전년보다 3.6% 증가했고, 외국인 매출은 71.7% 급증했다. 글로벌 팬덤이 지역 골목상권과 소상공인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국토부의 도시재생, 문체부의 관광 콘텐츠, 중기부의 로컬 창업·상권 지원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K콘텐츠와 지역 상권이 함께 성장하도록 지원하겠다."
―AI를 활용해 로컬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은.
"로컬 기업은 1인·소규모 창업이 많아 AI를 활용한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이 중요하다. 우선 '소상공인365' 상권정보 시스템에 AI를 탑재해 유동인구·매출·업소 분포 등을 검색하고 맞춤형 상권정보와 지원사업, 노무·세무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나아가 주변 상권과 유사 점포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적정 운영시간, 메뉴 구성, 상품 가격 등을 제안하는 'AI 네비게이션'도 구축한다. 좋은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만들고 지역의 자원과 결합해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결국 지방상권과 지역경제를 살리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