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테크 기업의 인공지능(AI) 경쟁이 콘텐츠 생성에서 검증으로 옮겨가고 있다. AI를 활용하면 학습 문항과 교재를 빠르게 만들 수 있지만, 정확한 자료를 입력해도 정답이나 해설이 틀리거나 학습자 수준에 맞지 않는 결과물이 나올 수 있어서다. 기업들은 교육 전문가 검수 기준을 AI에 적용하는 등 콘텐츠 신뢰도를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20일 에듀테크 업계에 따르면 교육 콘텐츠 생성에 검증된 원본 데이터를 활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AI가 부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문항을 생성할 가능성을 줄이고, 결과물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대교(019680)와 메가존클라우드가 설립한 합작법인 디피니션도 AI 문제 생성 서비스 '문제G'에서 교사가 보유한 글감이나 교육부 고시 성취 기준을 토대로 지문과 문항을 만들고 있다.
비상교육은 난이도와 학년, 정답률, 배점 등을 설정하면 조건에 맞는 문제집을 구성해 주는 문제집 생성 기능에 기출 문제를 데이터로 활용했다. 시험에 출제돼 검증된 문항 중 학생의 조건에 맞는 문제를 선별하고 조합해 오류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원본 데이터를 활용하더라도 오류를 완전히 막기는 어렵다. 5월 옥스퍼드대 출판부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포스트그래듀에이트 메디컬 저널(Postgraduate Medical Journal)'에 실린 '의학교육에서 AI가 생성한 객관식 문항의 타당성: 체계적 문헌고찰'에 따르면 AI가 생성한 객관식 문항 오류율이 연구에 따라 1% 미만에서 최대 45%까지 나타났다. 연구진은 생성형 AI가 문항 초안 작성에는 유용하지만, 사람의 검증 없이 활용할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이에 기업들은 원본 데이터 활용과 함께 검증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외국어 학습 서비스 '스피킹맥스'를 운영하는 위버스브레인은 강의 영상과 커리큘럼, 기존 문항 등 원본 자료를 입력하면 듣기 문항, 따라 말하기 문장 등 6단계 학습 콘텐츠 초안을 만드는 'AI 콘텐츠 팩토리'를 구축했다. 여기에 AI가 만든 결과물을 검수하는 과정을 추가했다. 학습자 수준에 맞는 표기와 교수 순서에 따른 예문 배치 등 사람이 적용하던 검증 기준을 AI 기반 검수 체계에 반영했다.
다른 기업들도 생성된 교육 콘텐츠의 정확성과 학습 적합성을 함께 검증하고 있다. 생성된 교육 콘텐츠가 실제 수업에 쓰일 수 있는지도 확인하고, 정답의 정확성은 물론 학습자 수준과 교육 과정, 문항 배열, 해설 방식 등을 살펴본 뒤 콘텐츠를 내놓고 있다.
에듀테크 경쟁의 무게중심이 콘텐츠 생성에서 검증으로 이동하면서 검증 공정의 효율화가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검수 체계를 정교하게 설계해도 최종 판단은 사람이 맡아야 하는 만큼, AI를 활용해 교육 콘텐츠를 많이 생산할수록 검수 인력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 기업이 검증 공정에 투입되는 비용을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도 변수다.
조세원 위버스브레인 대표는 "검수를 위한 교육 설계 전문성과 생성을 위한 AI 기술력의 분자적 결합이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