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이 커지면서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보유한 스타트업을 향한 벤처투자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광고주와 크리에이터를 연결하는 데서 벗어나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인플루언서 발굴부터 캠페인 운영, 성과 분석까지 자동화하는 기업이 등장하자 대기업과 벤처캐피털(VC)도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14일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325억5000만달러(약 47조)로 추산된다. 2020년 97억달러 수준이던 시장이 5년 만에 3배 이상 성장했다. 기업들이 전통 광고보다 소비자 반응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예산을 늘리면서 관련 솔루션 시장도 함께 커지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피처링이 153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피처링은 AI와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브랜드에 적합한 인플루언서를 찾고 캠페인 성과를 분석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플루언서의 유효 팔로워를 구분하는 기술을 시장에서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누적 투자액은 220억원으로 기존 투자사인 스틱벤처스,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 마그나인베스트먼트에 더해 하나벤처스, 키움인베스트먼트, 한국산업은행, IBK기업은행도 투자자 대열에 합류했다.
대기업의 투자와 솔루션 도입이 동시에 진행하는 사례도 있다. AI 기반 인플루언서 마케팅 자동화 스타트업 스토리카는 최근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아모레퍼시픽을 비롯해 DSC인베스트먼트 액셀러레이터 자회사 슈미트, 허슬펀드,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크루캐피탈 등이 참여했다.
스토리카는 700만개가 넘는 글로벌 크리에이터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 브랜드에 적합한 인플루언서를 발굴·매칭하고, 캠페인 기획부터 콘텐츠 납품 관리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한다. 투자에 참여한 아모레퍼시픽은 자사 브랜드 마케팅에도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다.
투자 업계에서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일회성 광고를 넘어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기반 산업으로 전환하면서 관련 스타트업도 투자 검토 대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대기업은 자사 브랜드의 마케팅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업계는 글로벌 확장성과 반복 매출이 가능한 소프트웨어 사업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성장과 함께 플랫폼 의존도와 성과 측정의 정확성 등을 둘러싼 논의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인스타그램·유튜브·틱톡 등 플랫폼의 알고리즘이나 정책 변화에 따라 인플루언서 영향력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인플루언서 콘텐츠가 매출로 이어졌는지를 가려내는 성과 측정 기술이 고도화되고 있지만, 다른 마케팅 활동과 겹쳐 노출되는 환경을 고려하면 인플루언서 콘텐츠 매출 기여도만 분리해 측정하기도 까다롭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신뢰성과 성과 예측 정확도를 얼마나 높이느냐에 솔루션 경쟁력이 달려 있다"며 "스타트업이 대형 광고그룹에 인수·합병되는 흐름이 이 시장의 다음 국면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