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견기업의 절반 이상이 올해 하반기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환율 변동성과 원자재·인건비 상승, 물류비 부담 등은 수출 확대를 가로막는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13일 '2026년 하반기 중견기업 수출 전망 및 애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월 22일부터 7월 3일까지 수출 중견기업 25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56%가 올해 하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종별로는 고무·플라스틱이 75%로 가장 높았고, 식료품(71.4%), 정보통신(66.7%), 전기·전자(61.8%), 금속(58.3%), 자동차(56.7%), 의료(52.6%) 등이 뒤를 이었다.

중견기업들은 수출 개선 요인으로 주요 수출국의 경기 회복(43.6%)과 정치·사회적 불확실성 완화(40.7%)를 꼽았다. 반면 수출 환경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는 환율 변동성 확대(47.3%), 원자재·인력 등 비용 상승(36.4%), 물류비 증가(30.9%) 등이 지목됐다.

수출 시장 다변화 움직임도 뚜렷했다. 중견기업들은 동남아시아를 새로운 주요 진출 지역으로 꼽았고, 특히 베트남(7.2%)을 포함한 동남아 시장에 대한 신규 진출 선호도가 16%로 나타났다. 인도(6.8%), 중남미(5.2%) 등도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았다.

기존 주요 시장에 대한 신규 진출 선호도는 낮아졌다. 미국은 17.5%에서 4%로, 중국은 7%에서 2.8%로, 유럽은 11.5%에서 4.8%로 각각 하락했다. 미·중·유럽 중심의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 신흥시장으로 수출처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또한 중견기업의 13.6%는 사업 확대를 위해 해외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이내에 해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는 응답은 25.6%였다. 다만 투자 과정에서 자금 확보(30.8%), 현지 인·허가 규제(20%), 바이어·파트너 발굴(12%), 현지 시장 정보 부족(12%) 등이 주요 애로사항으로 꼽혔다.

수출 과정에서 기업들의 부담을 키우는 비관세장벽으로는 해외 인증 취득(51.2%)이 가장 많았다. 이어 원산지 증명 및 FTA 규정(37.2%), 제품·기술 규제(33.2%), 통관·검역 절차(32.8%) 등이 뒤를 이었다.

중견기업들은 수출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할 정책으로 주요 원자재·부품 수입 관세 인하 및 수급 안정(49.6%), 물류비용 및 수출 인프라 지원(48%), 해외 판로·시장 진출 지원(46.8%), 무역·수출 금융 지원 확대(37.2%) 등을 꼽았다.

김현철 중견련 상근부회장은 "사상 첫 연간 수출 1조달러 시대의 희망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중견기업의 수출 확대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정부는 금융·관세·물류·인프라 등 현장의 수요를 반영한 실효성 있는 정책 지원을 과감하게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