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인쇄업계가 주요 제지사들의 인쇄용지 공급가격 인상과 할인율 축소에 강하게 반발하며 공동 대응에 나섰다.
한국인쇄협동조합연합회는 13일 한솔제지·한국제지·무림페이퍼·무림SP 등 주요 제지사들이 최근 인쇄용지 가격을 인상한 것은 지난 5월 체결한 상생협약의 취지에 어긋난다며 가격 인상 철회와 투명한 가격 결정체계 마련을 촉구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인쇄용지 가격 담합 사건의 과징금을 당초 3383억원에서 1441억원으로 조정했다. 이 과정에서 한솔제지는 1425억원, 무림 계열사는 약 517억원이 감면되는 등 총 1942억원 규모의 과징금 감면이 이뤄졌다.
인쇄업계는 이 같은 감면 결정 이후 제지사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과 할인율 축소를 통보한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국내 인쇄용지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가진 제지사들이 충분한 협의 없이 가격을 올리면서 원가 상승 부담이 영세 인쇄업체에 집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쇄업체들은 거래 구조상 납품단가를 즉시 조정하기 어려워 인쇄용지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수익성 악화는 물론 고용과 설비투자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인쇄협동조합연합회는 제지 4사에 가격 인상 및 할인율 축소 철회, 가격 조정 전 상생협의회 사전 협의, 원가를 투명하게 반영하는 가격연동제 도입, 확정가격거래제와 표준 할인율 가이드라인 마련 등을 요구했다. 또한 제지사들이 요구에 응하지 않거나 가격 인상을 강행할 경우 제도적·법적 대응을 포함한 후속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장선 한국인쇄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담합으로 인한 시장 왜곡의 부담이 중소 인쇄업계와 최종 소비자에게 전가돼서는 안 된다"며 "공정한 시장질서가 확립될 때까지 관련 업계와 연대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